이번엔 ‘에비타’와 함께 묻힐는지…

이번엔 ‘에비타’와 함께 묻힐는지…

함혜리 기자
입력 2006-10-19 00:00
수정 2006-10-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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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4년 사망한 후안 도밍고 페론 전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묘가 17일 사후 세번째로 이장됐다. 외신들은 이번 이장이 ‘에비타’라는 애칭으로 더 알려진 전설적 퍼스트레이디 에바 페론과의 합장으로 이어질지가 최대의 관심사라고 전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차카리타 묘지에 자리잡았던 페론 전 대통령의 묘는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 남서쪽 45㎞ 떨어진 산 비센테 지역으로 이장됐다. 이사벨 페론 대통령 시절 대통령 궁으로 옮겨졌던 에바 페론의 시신은 1976년 이래 부에노스아이레스 교외 레콜레타 공동묘지의 가족 묘역에 안치돼 있다.

페론 지지자들은 언젠가 에비타가 남편 곁에 묻히기를 기원하고 있다. 페론 후손들은 에비타와의 합장을 염두에 두고 여러 개의 관을 수용할 능묘 규모로 꾸민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에비타 직계가족 중 일부가 반대하고 있고 ‘페론주의자’ 일부 시민들도 합장에는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헨티나 현대 정치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후안 페론은 1946년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1951년 재선됐다. 그의 곁에는 언제나 전설적인 퍼스트레이디 에바가 있었다.

에바 페론은 국가의 퍼스트레이디로서 수많은 노동자, 빈민, 여성들을 만났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경제 상황 악화로 더이상 소외계층의 근본 모순을 해결할 수 없었고 노동자들의 불만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만다. 이런 악조건 아래서 고군분투하다 1952년 척수백혈병과 자궁암으로 사망했다. 이때 그녀의 나이 33세였고, 후안 페론을 만난 지 10년만의 일이었다.

에바 페론의 장례식은 아르헨티나 역사상 가장 큰 국장으로 한달 간 성대히 치러졌다.

이후 후안 페론은 1955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 스페인 망명길에 올랐다가 귀국해 73년에 다시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이듬해 78세 나이로 사망했다. 죽는 날까지 함께 하기를 맹세했던 두 사람의 시신은 1976년 군부 쿠데타로 서로 다른 묘지로 향할 수밖에 없었다. 살아서 우여곡절을 겪었던 두 사람이 이제라도 평온히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 지지자들의 바람이다.

함혜리기자 lotus@seoul.co.kr

2006-10-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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