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선거의 잔다르크들

지구촌 선거의 잔다르크들

장택동 기자
입력 2005-09-02 00:00
수정 2005-09-0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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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선거의 계절’을 맞은 지구촌에 여풍(女風)이 불고 있다. 오는 7일 이집트 대선을 시작으로 11일 일본 총선이 예정돼 있고,18일에는 독일과 아프가니스탄에서 각각 총선이 실시된다.

이 가운데 여성 후보들이 가장 맹위를 떨치고 있는 곳은 독일이다.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전체 3648명의 후보 가운데 여성이 1017명으로 약 3분의1을 차지했다고 독일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혔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사민당(SPD)은 470명의 후보 가운데 44.5%인 209명이 여성이었고, 기민련(CDU)은 524명 가운데 여성이 168명으로 32.1%였다.

특히 기민련이 총선에서 승리하게 되면 앙겔라 메르켈(51) 기민련 당수는 독일 사상 첫 여성총리가 된다. 독일 RTL방송이 지난달 22∼26일 성인 2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민련은 43%의 지지율을 얻어 30%에 그친 사민당을 13%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다.

이렇게 되자 슈뢰더 독일 총리의 부인 도리스 슈뢰더 쾨퍼 여사는 지난달 30일 주간지 디 차이트에 “메르켈 당수는 아이를 낳지 않아 보통 여성의 생활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공격, 여·여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아프간 정부는 249명의 의원과 34개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에서 의석의 4분의1을 여성에게 할당,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전체 후보 가운데 약 10%인 582명의 여성후보가 출마, 탈레반 세력의 위협 속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총선 역시 여성들이 전방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체 여성후보는 147명으로 2003년 149명보다 조금 줄었지만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이른바 ‘여성 자객단’ 또는 ‘개혁의 마돈나들’로 불리는 여성 후보들을 전략지역에 배치, 재집권을 노리고 있다. 자민당은 2003년보다 여성 후보 공천을 2배 이상 늘렸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반란파의 선봉장인 고바야시 고키 의원의 지역구인 도쿄 10구에 출마한 방송인 출신의 고이케 유리코(53) 환경상, 역시 반란파인 기우치 미노루와 시즈오카에서 맞붙는 ‘미스 도쿄대’ 출신의 가타야마 사쓰키(46) 전 재무부 과장을 대표적 ‘자객’으로 꼽았다. 유명 요리연구가인 후지노 마키코(55), 경제학자 사토 유카리(44), 전 유엔 군축대사 이노구치 구니코(53) 등도 의석을 노리는 여성 후보들이다.

이같은 자민당의 여성 후보 우대 전략에 대해서는 찬반이 팽팽하다.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블룸버그통신에 기고한 글에서 일본의 뿌리깊은 성 차별 의식을 깨뜨리는 데 기여할 “고이즈미 총리의 빅 아이디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하마 노리코 도시샤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LA타임스에 “미디어에 성 대결을 부각시켜 선거의 쟁점을 흐리려는 얕은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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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2005-09-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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