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는 20일 전례없이 강력한 논조로 미 국방부의 중국 군사력 보고서를 비난하면서 주중 미 대리대사를 소환했다. 그동안 중국은 미국의 연례 국방보고서에 대해 언론 등을 통해 간접 비난을 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외교 채널로 공식 항의한 것이다. 중국 외교부 양제츠 부부장은 이날 데이비드 세드니 주중 미 대리대사를 불러 미 국방부가 19일 발표한 중국 군사력 연례 보고서와 관련, 미 정부에 엄중 항의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21일 보도했다.
●중국 위협론 확산에 정면대응
양제츠 부부장은 이 보고서가 사실을 무시한 채 근거없이 ‘중국 위협론’을 퍼뜨리고 있으며 중국 내정을 간섭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양 부부장은 미국이 중국의 국방 현대화를 공격하고 있고 중국의 정상적인 국방 건설을 함부로 비난, 중국과 다른 나라를 이간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부부장은 또 “타이완은 중국영토의 일부분이며 중국은 어떤 형태로든지 외국의 내정 간섭에 반대한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고 타이완에 무기 공급을 중단, 양안 평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공을 취했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반격은 ‘중국 위협론’을 방치할 경우 미국의 의도대로 미·일 동맹 등의 ‘중국 포위전략’이 위력을 발휘하고 궁극적으로 ‘타이완 독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 때문이다.
●미국의 1인당 국방비 중국의 77배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중국의 국방비는 255억달러로 미 국방비(4559억달러)의 17분의1에 불과하며 1인당 평균 국방 지출액은 중국의 77배라고 항변했다.
홍콩 문회보는 중국 군사과학원 전략연구소 부부장 야오요우즈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미국이 러시아에 적용했던 것처럼 중국의 군사력을 과장해 중국 위협론을 유포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해군 학술연구소 리야창 연구원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했던 것처럼 미국이 중국 위협론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챙기려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19일 45쪽에 달하는 ‘중국 군사력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실제 군비 지출이 중국 자체 발표액수보다 2∼3배 이상이며 올해 말까지 900억달러의 군비를 지출,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아시아 최고의 군사대국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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