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마지막 경고요 정부지출 줄이시오”

“부시, 마지막 경고요 정부지출 줄이시오”

입력 2005-03-04 00:00
수정 2005-03-0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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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일(현지시간) 연방 재정적자가 개선되지 않으면 미국의 경제가 정체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그린스펀 의장이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를 표시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러나 다음주 2005∼2006 회계연도 예산안 상정을 앞두고 이날 상·하원 금융위원회에서 현재의 재정상태를 ‘유지할 수 없는 수준’으로까지 표현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세금감면 정책의 제한을 거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원들에게 그린스펀이 더욱 강경한 톤으로 이견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금융분석가들도 그린스펀이 경기동향보다 예산문제에 유독 초점을 맞춘 것은 그동안 똑같은 경고를 반복한 데 대한 짜증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했다.

그린스펀은 앞으로도 수년간 재정상태가 개선될 것 같지 않다고 못박은 뒤 예산정책을 재고하지 않으면 미국의 생산성 증가가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부의 지출과 세수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되지만 세금을 올리는 것은 경제성장에 위험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최우선적인 정책은 정부지출을 줄이는 것이며 ‘정치경제적’ 차원에서 의회가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추가적인 재원을 확보하지 않으면 현재의 재정상태는 유지 자체가 불가능하며 미국인의 생활수준뿐 아니라 민간부문의 자본형성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는 내년도 재정적자가 4270억달러로 올해 4120억달러보다 늘겠지만 향후 5년에 걸쳐 2010년까지 2070억달러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예산안에는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안정화 정책과 관련된 군사비와 영구적인 세금감면 정책에 따른 세수 손실액 1조 8500억원이 포함돼 있지 않다.

그린스펀은 또 국내총생산(GDP)에서 사회보장과 의료보험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8%에서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하는 2008년부터는 급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30년에는 13%까지 다다르고 2042년에는 아예 사회보장 재원이 고갈돼 새로운 예산전략을 짜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미국 경기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미국의 경기활동이 좋은 속도로 확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재정적자 때문에 후퇴의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린스펀은 사회보장세 일부를 개인의 저축계좌에 적립해 개인이 자유롭게 투자하도록 하자는 부시 대통령의 사회보장 개혁안을 지지하면서도 그보다는 정부지출 규모를 더욱 줄이는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증대가 달러화 가치와 주가, 채권가격이 동시에 급락하는 위기를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FRB의 한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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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일기자 mip@seoul.co.kr
2005-03-04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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