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보기관도 ‘망신살’

英정보기관도 ‘망신살’

입력 2004-07-15 00:00
수정 2004-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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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미국과 영국의 정보기관들에 망신살이 뻗쳤다.지난 9일 미 상원 정보위원회가 미 중앙정보국(CIA)의 이라크 정보가 엉터리였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데 이어 14일 영국 ‘버틀러 위원회’도 영국 정보기관을 비판하는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버틀러 위원회는 이날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활용됐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에 관한 정보는 매우 ‘치명적 결함’이 있는 것으로 결론지었다.보고서는 영국 정부가 지난 2002년 9월 발표한 이라크가 45분 내에 WMD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정보는 터무니없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이어 “이라크전쟁 전 이라크에는 당장 배치할 수 있는 생화학무기가 없었다.”고 밝혔다.

“고의적 왜곡 없었다” 블레어에 면죄부

보고서는 그러나 “이라크 정보 오류는 특정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정보수집·분석과정의) 총체적 문제”이고 영국 정부가 고의적으로 WMD 정보를 왜곡했거나 과장된 정보가 이용되도록 방치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 블레어 총리에게 정치적 면죄부를 주었다.

버틀러 보고서는 앞으로는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사람들과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사람들 간에 선을 명확히 그어 정치적 의도가 정보수집·분석과정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레어,“모든 정치적 책임질 것”

블레어 총리는 버틀러 보고서 발표직후 하원에 출석,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고 말했다.블레어 총리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WMD를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이 “덜 확실하고 더 근거가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라크 정보를 잘못 사용한 것과 관련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흔들리는 CIA

이라크전에 관한 정보가 왜곡됐다는 미 의회 보고서 외에도 CIA는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13일 CIA에 23년 동안 근무한 한 베테랑 요원이 영국 BBC 방송의 ‘뉴스나이트’에 출연,알카에다를 상대로 한 부시 정부의 대테러전은 실패했다고 비판해 CIA와 부시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이 6∼8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만한 양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CIA의 정보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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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2004-07-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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