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워싱턴 인근 버지니아의 한인타운이 위치한 애난데일에 사는 베티(60·여)는 최근 침술 전문 한의원을 찾았다.
한국인과 결혼한 조앤 패디(56)가 10일 버지니아 애난데일의 한의원에서 목과 허리 부분에 침을 맞고 있다.미국에서는 조앤처럼 침술 등 동양의학에 관심을 갖는 현지인들이 점차 늘고 있으나 일반 병원에 가기 앞서 먼저 한의원을 찾는 경우는 아직 드물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seoul.co.kr
닫기이미지 확대 보기
한국인과 결혼한 조앤 패디(56)가 10일 버지니아 애난데일의 한의원에서 목과 허리 부분에 침을 맞고 있다.미국에서는 조앤처럼 침술 등 동양의학에 관심을 갖는 현지인들이 점차 늘고 있으나 일반 병원에 가기 앞서 먼저 한의원을 찾는 경우는 아직 드물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seoul.co.kr
10여년간 등의 통증 때문에 병원을 들락거렸지만 의사는 그때마다 이상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참다 못해 주위의 권유로 한의원을 찾았다.한의사는 첫날 진맥만 해보고는 심장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침을 맞아야 한다고 했다.두렵기도 하고 썩 내키지도 않았지만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등에 침을 맞기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나면서 통증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나중에 심장 전문의의 검사 결과 심장의 관상동맥에 이상이 있었다는 말을 들은 이후론 아예 침술의 신봉자가 됐다.
미국에서도 침술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주로 식자층 위주로 수긍하지만 민주당의 톰 하킨(보건복지위원회) 상원의원은 미국인 환자의 40% 이상은 침술이나 동양의학에 접해본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미 식품의약국(FDA)도 1996년 침술의 효험을 부분적으로 인정했다.미 의사협회는 입증되지 않는 ‘대체 치료술’이라고 폄하하지만 이 역시 한국에서처럼 ‘밥그릇 챙기기’라는 지적이다.
다만 몸이 아플 때 한의원을 먼저 찾는 미국인은 거의 없다.애난데일에서 침술 위주의 한의원을 운영하는 권록우 원장은 “미국인들은 여전히 일반 병원을 먼저 찾고 블루칼라 계층은 약에 의존할 뿐 침술을 주술적인 치료술로 보기도 한다.”며 “현재 내가 치료하는 환자 중 20%가 미국인이지만 자발적으로 이곳을 찾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병이 만성에 이르러 주변의 얘기를 듣고 마지못해 찾거나 최소한 한국 등 동양에서 근무할 때 침술의 효과를 들어본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부산의 모부대에서 근무했던 미 국방부의 윌 버거 대령이 침술을 알고 찾은 경우다.허리에 통증을 호소하다 콩팥에 이상이 있다는 권 의원의 진단에 따라 침을 맞고는 통증이 싹 가셨다.한국인과 결혼한 조앤 패디(56)는 허리수술 이후 통증이 가시지 않다 남편의 권유로 침을 맞은 뒤 완치됐다.
CNN 등 주요 언론들이 침술을 소개,미국인들도 점차 “침술이 무엇이다.”라는 정도로 알지만 경락사상을 이해하지는 못한다.그러면서도 침을 놓는 미국인들이 점차 늘고 있다.한방 전문의들이 아닌 일반인이나 내과·소아과 의사 등이 ‘자격증’ 개념으로 생각,미국내 한의과 대학에서 속성으로 배운다.모든 교육과 교재가 영어로 이뤄져 한방에서 가르치는 침술이나 동양의학과는 완전히 새로운 학문이다.
전미 침술·동양의학협회(NCCOAM)가 2002년 당시 등록된 침술사 3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96%가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며 64%는 여성,67%는 백인이라고 대답했다.한의과 대학에서 침술을 공부하는 학생 가운데 70% 이상이 백인이다.
벌침 요법 등에는 아직 미국인들이 신뢰를 보내지 않는다.동양인들을 상대로 일부 치료가 이뤄질 뿐이다.벌이 나타나면 당국에 신고할 정도로 위험하게 여기는 미국인들이 치명적인 독으로 치료한다는 점에 공감하지 않는다.
mip@seoul.co.kr˝
2004-06-11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