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8일 2008학년도 새 대학입시제를 확정하면서 학교교육 정상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국가 사회를 이끌어 갈 다음 세대의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는 뒷전으로 밀렸다. 대학 입시는 초등과 중등과정 12년을 결산하는 국가시험으로 수험생의 당락을 분별하고, 학생들의 학습의욕을 북돋우며 나아가 교육 시스템의 정상 작동여부를 측정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대입시안은 시험으로서 기본적인 요소마저 갖추지 못했다.
정인학 교육 대기자 정인학 교육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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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학 교육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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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비중 커져 사교육 열풍 계속될것
새 입시안은 학교생활기록부와 수능 성적으로 당락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성적을 9등급으로 나누어 등급만을 제공한다고 한다. 올해처럼 61만명이 지원한다면 5등급은 12만 2000여명에 이른다. 특기와 적성을 고려해 창의력 있는 학생을 선발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창의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도구는 없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입시를 바꿨던 바로 그 이유다.
사실상 본고사를 방불케 하는 구술·면접 시험이며 논술시험이 불가피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새 입시안이 발표된 것과 때를 같이해 전국은 지금 논술학원 창업 붐이다. 유명 논술강사의 이름을 프랜차이즈로 쓰는 데만 1000만원을 호가한다. 연일 매스컴에 광고가 나지만 교육부는 모르는 걸까.
문제는 또 있다. 수능성적에 비해 점차 반영 비율을 높여간다는 학생부 성적의 차이를 반영할 장치가 없다. 학력이 높은 고교 1등급과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학교의 1등급이 똑같이 취급된다. 학습의욕을 억제하는 웃지 못할 결과를 빚는다. 시험은 우열을 가리는 수단이면서 한편으론 학습동기를 북돋우는 자극제의 역할을 해야 한다.
교육부는 사교육에 대한 수요가 격감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듯하다.500명 중에서 1등이나 20등이나 1등급이니 공부를 치열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인 것 같다. 발상부터가 난센스다.2등급인 21등은 1등급으로 올라가기 위해 공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학생의 학습의욕을 억눌러 공교육 붕괴를 때우려 한다면 정말 안 될 일이다.
●공교육 살리기에 밀려 인재양성 ‘한계’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당국의 행·재정적 지원과 함께 일선 교사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학생부 특히 비교과 영역이 균형적으로 채점되도록 적절한 매뉴얼을 개발해야 한다.
교육 당국과 대학이 공동으로 창의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 시도도 해 볼 만하다. 대학 입시제는 단순한 교육적 수단이 아니라 시대정신을 함축하는 사회적 제도다. 새로운 대입시가 새로운 교육 문화를 창출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켜 볼 일이다.
정인학 교육대기자 chung@seoul.co.kr
2004-10-29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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