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트럼프와 한미동맹의 위기

[열린세상] 트럼프와 한미동맹의 위기

입력 2024-08-21 02:46
수정 2024-08-21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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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한미군 철수 추진 가능성
한미동맹, 美의 대중 세력균형 기여
오판 않도록 ‘韓 전략가치’ 설득을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조금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미국 대선 결과는 아직 예측하기 힘들다. 만약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액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대부분 예상한다. 하지만 트럼프의 당선은 한미동맹의 존재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한미동맹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재임 시 여러 내부 토론에서 트럼프는 나토와 한미동맹의 파기를 주장했다. 참모들이 왜 이 동맹들이 미국의 안보에 중요한지를 설명하면 트럼프는 나토에 대해선 유보적인 결론을 내리면서도 한미동맹은 파기돼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가 북핵 협상과 미군 철수를 연계해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는 언젠가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길 원한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그는 철군이 협상 등식에 있지 않지만, 어느 시점에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퇴임 후에도 트럼프는 한미동맹의 필요성을 부인하고 북핵 협상과 주한미군 철수를 관련짓는 발언을 해 왔다.

한미동맹에 대한 트럼프의 주장이 체계적인 전략적 판단에 기초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는 우선 동맹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중국에 근접한 작은 반도국가인 한국이 비용을 들여 지킬 만한 전략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트럼프와 주요 참모들은 나토를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주요 사안인 나토에 대한 체계적인 논의가 있었고, 현실적인 정책이 채택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선순위가 보다 낮은 한미동맹에 대한 정책은 확립되지 않았다. 따라서 위험 요인은 그대로 남아 있다. 만약 당선된다면 트럼프의 생각이 정책에 강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방 분야 참모들 상당수도 동조할 것이다. 이들의 전략적 사고는 미국은 중국 견제에 집중해야 하고 북한 억제는 한국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핵 전면 동결과 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를 골자로 하는 협상의 타결과 평화협정 체결을 명분으로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할 수 있다.

그렇지만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한미동맹은 생존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북한과의 협상은 실패할 개연성이 높다. 하노이에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조차 거부했던 북한이 미국의 협상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극히 낮다. 협상 실패는 미군 철수의 명분을 약화시킬 것이다. 한편 정책 결정과 실행 과정에서 의회와 군이 강력한 제약을 가할 것이다. 한미동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다수의 참모도 트럼프를 설득할 것이다.

한미동맹을 파기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이 미국에 전략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미국은 한국이 전략적으로 중요하지 않고 방어가 힘들다는 판단에 기초해 철군을 추진했다. 하지만 한국은 과거의 한국이 아니다. 한국은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세계 5위권의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 한미동맹은 중국을 자제시킬 세력균형을 유지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특히 한국은 지상과 주변 해역에서 중국의 지배를 거부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더욱이 한국은 미국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대만 사태에서 가장 큰 약점인 군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강력한 방위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동맹에 기초한 북한 억제도 미국의 이익에 직결된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핵전쟁이나 중국 개입으로 확전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의 군사적 취약성은 실제 심각하지 않다. 동맹은 충분한 방어력이 있다. 중국 미사일 공격의 피해도 제한적일 것이다.

미국 대선의 위험 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분명한 논리를 가지고 트럼프와 핵심 참모들에게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설득하고 우군을 확보하는 것이다. 동맹은 결국 중대한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는 인식에 기초한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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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
2024-08-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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