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사전투표 효과/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전투표 효과/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23-10-09 23:55
수정 2023-10-0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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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선거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선거가 많다. 대통령선거에서부터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교육감, 지방의회 선거 등 공직선거에다 입주자대표회의 선거 등 생활선거도 숱하다. 여기에 재보궐선거도 있다. 당선자가 임기 개시 이후 피선거권 상실이나 중도 사퇴, 또는 사망으로 신분을 상실하면 보궐선거를, 당선 무효가 되면 재선거를 하게 된다. 선거가 많다지만 선거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만큼 선거는 중요하다. 하지만 잦은 선거로 인한 ‘선거 피로감’이 낮은 투표율로 이어지는 건 문제다. 특히 재보선은 더 투표율이 낮다.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본선거에 비해 유권자 관심이 낮은 데다 정치불신이 작용해서다.

내년 4월 총선 전 유일한 선거인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쏠린 유권자의 관심이 놀랍다. 지난 6, 7일 사전투표 결과 역대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를 통틀어 최고치인 22.6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종전 최고 사전투표율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때인 20.62%였고, 재보궐선거 중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은 2021년 4·7 재보궐선거의 20.54%였다.

높은 사전투표율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은 판이하다. 국민의힘은 유권자들이 야당 심판에 나선 것이라 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심판을 주장한다. 사전투표에 나선 유권자들 마음속을 들여다본 게 아닌 터이니 ‘정답’은 11일 본투표가 마무리된 뒤에나 가려질 일이다. 다만 판세가 어떠하든 여야가 제 입맛대로 사전투표율을 해석하는 건 그저 ‘밴드왜건 효과’를 노린 선거운동일 뿐이다. 투표를 하지 않은 지지층이나 중도, 무당층 유권자에게 우리 당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으니 찍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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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의 사전투표 관심보다 더 주목되는 건 이번 보선 결과가 여야 지도부에 미칠 파장이다. 비록 구청장 한 명을 뽑는 선거라지만 여야는 이번 보선을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의 전초전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국민의힘이 거물급 중진들로 선거대책위를 꾸린 것이나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병상유세 지원까지 불사하는 상황이고 보면 가히 총력전이 따로 없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한쪽은 지도부 교체 논란 등 홍역을 예약해 놓은 셈이다.

2023-10-1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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