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임산부 국적 차별/문소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임산부 국적 차별/문소영 논설위원

문소영 기자
입력 2022-07-28 22:14
수정 2022-07-29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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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은 축복이라지만,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통해 본의 아니게 사회적 약자로서의 불편한 체험도 한다. 이런 임산부의 문제를 인식한 서울시가 7월 1일부터 임산부 1인당 70만원의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거공약 중 하나로 임신한 여성과 출산 후 3개월 된 여성의 이동 편의를 높이고, 다른 한편으로 저출생 문제에 조금이라도 기여하려는 의도다.

서울시의회가 지난 3월 ‘출산 및 양육 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과 4월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하면서 사업 추진의 기반이 마련됐다. 일종의 바우처로, 서울시와 협약을 맺은 카드사가 발급한 임산부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에 포인트로 지급된다. 지하철, 버스, 택시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승용차의 기름값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문제는 이 혜택을 볼 수 있는 대상을 ‘6개월 이상 계속해 서울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는 임산부’로 한정해 외국인들을 배제했다는 점이다. 결혼이주자 중에는 주민등록을 하지 않은 외국인이 적지 않다. 주민등록을 하려면 한국인으로 귀화해야 하는데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결혼 후 2년이 지나고 나서 귀화를 신청하면 심사 기간도 최대 18개월이 걸린다. 3000만원 이상의 금융자산 및 부동산을 갖고 있어야 하고, 한국어능력시험이나 사회통합 관련 시험 등을 통과해야 한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은 ‘서울시 6개월 이상 거주’란 조건은 외국인출입국관리법이나 재외동포법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만큼 해당 규정이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국에서는 지방정부가 지원할 때 외국인과 내국인을 나누지 않는다고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그랬다. 좋은 의도로 시작했으나 자칫 외국인을 차별하는 행정이라는 지탄을 받을 수 있다.

다행히 서울시는 다문화 가정이 누락된 문제점을 파악하고 최호정 서울시의원과 함께 8월 19일 임시회 통과를 목표로 조례 개정안을 협의하고 있다. 개정법의 효력도 7월 1일로 소급할 계획이라고 서울시 고위 관계자가 어제 밝혔다. 코로나 재난지원금도 결혼이주자들이 외국인으로 분류돼 받지 못하면서 선진국답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책 설계 단계에서의 세심한 배려와 포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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