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청와대 사적 지정/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청와대 사적 지정/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22-03-22 20:34
수정 2022-03-2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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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문화재’라는 이름과 그 분류체계를 고치기 위한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양한 찬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는 오는 5월 10일이면 적어도 우리가 오랫동안 써 왔던 ‘문화재’라는 표현은 수명을 다하고 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한다.

이날 달라지는 것은 또 있다. 청와대가 ‘역사’로 바뀌는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제동이 걸렸음에도 취임 당일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경복궁과 청와대는 맞붙어 있다. 일대는 태조가 1395년 경복궁을 지어 입궐한 이후 627년 동안 최고 통치자의 체취가 이어 담긴 역사적 복합공간이다.

대통령이 떠난 이후 청와대의 난개발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새로운 건물을 지어 자신들이 원하는 용도로 쓰겠다는 꿈을 꾸면서 ‘바람을 잡는’ 분위기가 벌써부터 없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남쪽 경복궁과 서쪽 칠궁이 각각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이다. 사적은 보호구역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는 만큼 마구잡이 개발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자연경관지구나 역사문화미관지구 같은 서울시 조례로도 이중삼중 꽁꽁 묶여 있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청와대 내부에는 적지 않은 문화유산이 있다. 대통령 관저 뒤편의 보물 제1977호 경주 방형대좌석조여래좌상이 대표적이다. 이참에 고향인 경주로 하루빨리 돌려보내는 것이 좋겠다.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 당시 함께 세웠다는 오운정도 있다. 현판 글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것이라니 그 역사성도 남다르다. 누군가는 ‘경복궁의 후원’으로 청와대의 문화재적 중요성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궁궐 뒷마당’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 공간’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중요하다.

청와대를 가장 잘 보존하면서 활용도를 높이는 방법은 사적 지정이다. 경복궁이 문화재면 청와대도 문화재여야 마땅하다. 사적 지정은 청와대의 모든 것을 지금 그대로 보존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기도 하다. 더하여 대통령 집무실이 떠나도 ‘옛 청와대’가 아닌 청와대여야 한다. 조선 왕조가 막을 내렸다고 경복궁이 ‘옛 경복궁’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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