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돌봄전담사/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돌봄전담사/임병선 논설위원

임병선 기자
입력 2020-11-05 20:24
수정 2020-11-06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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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 선배 A는 프랑스로 장가 간 아들이 ‘효자’라고 되뇌곤 했다. 주택 마련 자금을 추렴해 달라고 안 해 좋고, 맞벌이를 핑계로 애 봐 달라고 안 해 좋은데, 프랑스 정부가 만 1세 때부터 초등학교 입학 때까지 모든 돌봄을 책임 져 주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중등 교사로 일하다 호주 멜버른으로 이민 간 B는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동료 교사들이 슬그머니 사표를 내는 현실을 납득하지 못하다 호주에서 고개를 주억거리게 됐다. 유치원 연령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을 마칠 때까지 학교 공부보다 인성 교육에 힘써 스스로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여건이 촘촘히 마련돼 있었던 것이다.

지난 6월 10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8월 4일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종일 돌봄체계 운영·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돌봄 수요에 대한 대응은 교육기관인 학교에 집중돼 있고 학교 밖 돌봄 운영은 지역별 편차가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들의 돌봄을 책임지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국가와 지자체의 책임을 명시하고, 교육부 장관은 종일 돌봄 기본계획을 짜도록 했다.

그런데 전국 17개 시도 초등학교 돌봄전담사 1만 2000여명 가운데 6000여명이 오늘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돌봄전담사들은 전국교육공무직본부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학비노조), 전국여성노조 등이 속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를 통해 해당 법안 철회와 8시간 전일제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우선 돌봄전담사들은 돌봄교실이 지자체로 이관되면 민간위탁으로 넘어가고 집단해고 등 처우가 크게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게다가 “결국 공적돌봄이 약화할 것이고 시설 주체와 운영 주체의 분리로 인해 안전 책임 등 관리의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돌봄전담사들은 4~5시간만 노동 시간으로 인정받는 시간제 노동자이다. 하지만 ‘시간 외 공짜 노동’이 많아 8시간 전일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시도교육청은 연대회의와의 단체교섭을 통해 전일제 요구는 교섭 대상이 아니란 입장을 밝혔다. 그래서 돌봄전담사들은 이날 경고성 파업에도 성의 있는 답이 나오지 않으면 추가 파업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이라 초등학교 저학년들에 대한 돌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교육부가 ‘초등돌봄 운영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고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에 제안했으나 진전이 없다. 초중고등 과정이 시도교육청 소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돌봄전담사들이 무작정 지자체 배제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시도교육청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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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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