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화웨이 봉쇄령/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화웨이 봉쇄령/이순녀 논설위원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19-02-12 17:52
수정 2019-02-1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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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 말이면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시선은 일제히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쏠린다. 이동통신 분야의 최첨단 기술이 한자리에 모이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때문이다. 오는 27~28일 개최되는 ‘MWC 2019’에선 삼성, LG, 화웨이 등이 5G폰과 폴더블폰 등 혁신 기술을 장착한 첨단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고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남들보다 앞선 기술로 글로벌 시장 선점을 노려야 하는 관련 업체들로선 손에 땀을 쥘 수밖에 없는 긴장의 무대다.

그런데 올해 이곳에선 또 다른 종류의 긴장감이 예상된다. 이른바 ‘화웨이 봉쇄령’이다. 사이버 보안을 내세워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의 화웨이에 대한 퇴출 작전을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MWC를 공세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벼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롭 스트레이어 국무부 사이버안보 책임자, 아지트 파이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등 최소 20명으로 구성된 특별사절단을 파견해 유럽 등 동맹국들에 화웨이 봉쇄령에 동참하도록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무선통신망에 중국 통신장비의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도 다음주에 내릴 전망이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견제는 오바마 정부 때부터 시작됐다. 2011년 미 국방부 보고서는 화웨이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실제로 설립자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중국 인민해방군 통신 장교 출신으로, 화웨이가 인민해방군의 프로젝트를 독점 수주해 성장해 왔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2012년 미 하원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지령을 따라 기밀을 훔치고 미국의 적성국과 수상한 거래까지 하는 기업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의회를 통과한 2019년 국방수권법은 정부기관이나 정부 거래 기업에 대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통신장비나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화웨이 봉쇄령에 다른 동맹국들도 속속 동참하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이 화웨이 장비에 정보를 빼갈 수 있는 백도어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화웨이 사용을 중단했다. 유럽에서도 최근 폴란드에서 화웨이 직원이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배제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반면 체코 등 일부 동유럽 국가들은 중국의 전략적 투자와 보복 등을 감안해 엉거주춤한 상황이다. 미국의 화웨이 봉쇄는 한편으론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IT 굴기’에 대한 위기의식의 표출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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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al@seoul.co.kr

2019-02-13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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