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핀란드화’의 종언/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핀란드화’의 종언/구본영 논설고문

구본영 기자
입력 2016-08-26 18:06
수정 2016-08-2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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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에서 한국말이 유창한 핀란드 여성이 등장했던 껌 광고 탓일까. 필자에게는 지금도 핀란드 하면 사우나나 충치 예방에 좋다는 감미료인 자일리톨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 선입견은 2001년 이만섭 국회의장의 ‘의장단 외교’를 취재할 때는 깨졌다. 휴대전화 생산 세계 1위 기업 노키아를 방문, ‘강소국 핀란드’의 면모를 확인하면서다.

당시 새삼 놀라운 발견은 우리와 핀란드가 지정학적 환경이 유사하다는 사실이었다. 인접한 스웨덴과 러시아라는 큰 나라들에 국토를 유린당한 핀란드의 슬픈 역사가 묘한 동병상련을 불러일으키면서다. 우리 또한 중·일이라는 이웃 ‘공룡’들에 시달려 왔으니….

1155년 스웨덴에 병합됐던 핀란드는 1809년 러시아의 자치령이 됐다. 이후 1917년 러시아혁명 후 독립을 선언했으나 동서 냉전기에 옛소련과 국경을 맞댄 게 악몽이었다. 1948년 스탈린 치하 소련과 ‘우호협력원조조약’을 체결한 핀란드는 외교 주권을 일부 포기해야 했다. 미국의 유럽 경제원조계획인 ‘마셜 플랜’의 수혜도 입지 못했다.

냉전기 핀란드의 외교적 행보를 일컫는 국제정치 용어가 ‘핀란드화’다. 여기엔 긍정적 의미가 없진 않다. 핀란드가 옛소련과 국경을 접했던 나라 중 위성국으로 전락하지도, 서구식 의회민주주의를 포기하지도 않은 유일한 나라란 점에서다. 하지만 핀란드인들은 매우 모욕적으로 받아들인다. 초강대국을 옆에 둔 약소국이 자국의 이익을 조금씩 양보하는 ‘사대 외교’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핀란드가 마침내 ‘핀란드화’에서 벗어나는가. 타스통신은 그끄저께 “핀란드와 미국이 핀란드 남부에서 ‘가상 적군’의 공습에 맞대응하는 합동 공군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방위협정을 체결하기로 한 핀란드가 더는 러시아의 눈치를 보지 않겠다는 자세다. 옛소련 붕괴 후에도 러시아와 표면적 우호관계는 유지해 온 핀란드가 이제 미국의 ‘안보 우산’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형국이다. 이런 ‘탈(脫)러시아 외교’는 재작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게 결정적 계기라는 관측이다. “러시아의 ‘침략 본능’에 불안을 느낀 핀란드가 멀리 떨어져 있어 영토적 야심이 없는 미국을 생존의 새 파트너로 선택한 것 같다”(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는 분석도 그 일환이다.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우리를 음양으로 압박하고 있는 요즘.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한·미 동맹 균열 가능성을 일축하며 중국과 손잡으면 “굶어 죽을 걱정이 없다”고 했단다. 하지만 진즉 중국과 손잡았지만 핵·미사일 개발에 매달려 온 북한에서 배고픔을 못 이긴 탈북 대열이 꼬리를 무는 현상은 뭘 뜻하나. 핀란드가 ‘핀란드화’의 종언을 선언한 배경을 곱씹어 볼 때다.


박규남 서울시의원, 동대문구 수직구 군자교로 이전 재확인

서울시의회 박규남 의원(더불어민주당, 동대문4)이 지난 8월 31일 제339회 임시회 제1차 기획경제위원회에서 민간투자 현황을 보고받으며,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서울시로부터 동대문구 수직구를 군자교로 이전하겠다는 확답을 받았다. 박 의원은 “공사의 효율성만을 우선한 채 주민 설명회를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지역 주민의 반발로 오히려 설득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부간선도로 지하화는 상습 교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동북권과 동남권을 연결하는 총연장 10.4km의 대심도 지하 터널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특히 공사 자재와 장비를 운반하는 수직구를 당초 장평근린공원 내에 설치하려던 계획이 알려지면서, 인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지금의 임시 수직구 위치를 정하는 데까지도 수많은 시간의 설득 과정이 있었다”며 “동대문구 주민께 약속한 대로 환기구 등 영구적으로 사용될 수직구는 반드시 군자교로 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시와 동대문구청은 공원 내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수용해, 영구 수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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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2016-08-2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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