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삼청각(三淸閣)/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삼청각(三淸閣)/임창용 논설위원

임창용 기자
임창용 기자
입력 2016-03-11 20:38
수정 2016-03-1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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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삼청각(三淸閣)에서 ‘공짜밥’을 얻어먹은 세종문화회관 임원을 면직 처분하겠다고 한다. 이 임원은 여섯 차례에 걸쳐 가족, 친구 모임을 하면서 700여만원어치의 음식을 먹고 105만원만 낸 것으로 밝혀졌다. 삼청터널 옆에 자리 잡은 삼청각은 서울시 산하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이 위탁 운영하는 복합 전통문화 공간이다. 북악산 풍광을 마주하고 소나무숲을 병풍 삼아 공연을 관람하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1970년대 ‘밀실정치’가 이루어지던 고급 요정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삼청각에 처음 들어서는 사람은 먼저 그 화려함과 요새 같은 위용에 놀란다. 오색단청을 입힌 솟을삼문을 지나 걸어가면 위풍당당한 4층 한옥이 나온다. 건평 3230㎡의 일화당(一?堂)이다. 주변 숲 속엔 165~330㎡ 규모의 한옥인 유하정, 동백헌, 취한당, 천추당, 청천당이 자리 잡고 있다. 삼청각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이 체결되고 남북 협상이 시작되면서 급하게 지어졌다. 건축주는 서울의 한 유명 요정 주인으로 알려졌는데, 당시 1만 9800여㎡의 산자락을 다지기 위해 군 공병대가 투입됐다고 한다. 보안 유지를 위해 중앙정보부의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작고한 건축가 정재원씨가 모든 건물을 설계하고 대목장 정대기, 박광석씨 등이 한옥 건물을, 현대건설이 콘크리트 건물을 시공했다. 창호, 화초담 등 각 분야 소목 20~30명이 동원돼 1973년 6월 가까스로 개관해 북 대표들의 환영 만찬을 치를 수 있었다.

삼청각은 남북회담 이후에도 정부 차원의 국빈급 외국인 접대 장소로 이용됐지만, 그보다는 최고급 요정으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정·재계 인사들의 은밀한 사교 장소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일본 관광객 상대의 기생파티장으로 추락했다가 ‘예향’이라는 이름의 전통 혼례식장 겸 음식점으로 바뀌었다. 이후 건설회사에 팔려 고급빌라 건설이 추진되기도 했다.

문화계에서 보존에 나서자 서울시가 2001년 이를 사들여 지금의 전통 공연시설로 개보수했다. 당시 ‘요정’의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삼청’(三淸)의 의미를 되살려야 한다고 해 그대로 유지됐다. 삼청은 도교에서 신선이 사는 집을 의미하는 태청(太淸), 옥청(玉淸), 상청(上淸)을 아우르는 말이다. 주연회장과 공연장으로 쓰이는 일화당은 ‘풍류로 하나가 된다’는 뜻을 지녔다. 남북이 하나로 화합하려 했던 만찬 장소에 어울린다.

‘공짜밥’ 소동의 진원지인 삼청각은 이처럼 남북 화합을 향한 염원이 서려 있는 곳이다. 40년이 훌쩍 지난 지금 남북의 관계는 당시보다 더 살풍경하다. 남북 대표들이 삼청각 일화당에서 손을 맞잡고 술잔을 나눌 때가 다시 올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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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2016-03-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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