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영 시인의 시 ‘2월’의 첫 구절이다. 어쩌면 이리도 내 마음과 똑같을까. 지인이 SNS 대화방에 올린 시를 읽으며 무릎을 쳤다.
2월은 애매한 달이다. 한 해의 시작인 1월은 새로움으로 반짝이고, 봄을 앞둔 3월은 설렘으로 싱그러운데 중간에 낀 2월은 이도 저도 아니게 어정쩡한 느낌이다. 다른 달에 비해 날수가 적어서 더 아쉽고, 애틋한 달이기도 하다.
그 2월도 벌써 삼분의 일이 지났다. 결심은 옅어지고, 조바심은 쌓이는 때. 흘러간 시간을 후회하지도 말고, 다가올 앞날을 미리 두려워하지도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인다.
시의 다음 연은 이렇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지나치지 말고 오늘은/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무심히 지나쳤던 주변 풍경에 오래도록 눈을 맞춰야겠다.
2023-02-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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