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생일은 이른바 ‘귀 빠진 날’이다. 일반적으로 태아는 머리가 어깨보다 넓어 자가 출산하던 때에는 태아의 귀가 먼저 보여야 비로소 순산의 기미를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어머니의 자궁에서 귀가 빠져나와야지만 비로소 사람으로서의 구실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라고도 볼 수 있다.
그렇게 ‘또 한번의 생일’에 귀의 소중한 역할을 다시금 깨달았다. 입이나 눈, 코가 아닌 귀가 빠져나와야 사람이 된다는 뜻이 무엇이겠나. 말하기 전 귀를 열어 소리를 듣고, 얘기를 경청하란 것 아닌가. 싸움이 난무하는 시대, 모두 귀를 열자.
2022-04-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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