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반상회의 진화/김균미 대기자

[길섶에서] 반상회의 진화/김균미 대기자

김균미 기자
입력 2019-08-18 22:22
수정 2019-08-19 00:5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7~8년 전만 해도 아파트 게시판이나 엘리베이터 안에 반상회를 알리는 글이 있었다. 직장을 다니다 보니 참석한 적은 없지만 언제부터인지 반상회는 사라지고 반상회비만 남았다. 매달 열리던 반상회 대신 재활용품 분리수거 방법이나 주민센터 개소 안내 등 공지사항을 적은 글이 엘리베이터 안에 붙어 있다.

반상회 하면 반상회에 다녀온 엄마 손에 들린 요구르트가 떠오른다. 저녁 먹고 난 뒤 이웃집에 모여 회의를 하시곤 했다. 한 반(班)에 20~40가구가 속해 있었다고 하니 평균 2년에 한 번 정도 자기 집에서 반상회를 연다고 생각하면 된다. 장소만 제공하면 된다지만, 집주인은 여간 부담스럽지 않을 거다. 낯선 ‘이웃’을 사적 공간인 집으로 ‘초대’하는 것도 내키지 않는데, 청소하랴, 마실 것 준비하랴 신경쓸 게 하나둘이 아니었을 것이다. 구시대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참석자는 줄고,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반상회가 점점 사라진 게 아닌가 싶다. 남아 있는 곳이 일부 있지만.

인심이 더 각박해지고, 공동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주민모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개인의 집이 아니라 공동의 공간에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반상회의 진화를 생각해 볼 때다. 공동의 관심사를 찾아내는 건 주민 몫이다.

kmkim@seoul.co.kr

2019-08-19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주 4.5일 근무 당신의 생각은?
2025 대선의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일부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건 주 4.5일 근무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이 지나치게 길기 때문에 근로시간을 조정하겠다는 것인데 경제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주 4.5일 근무에 찬성한다.
주 4.5일 근무에 반대한다.
1 /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