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복판 서울광장에서 남대문이나 서소문 방향으로 발길을 옮길 때 눈길이 머무는 지점이 한 곳 있다. 갈림길 모퉁이의 건물 창에 표시되는 초대형 디지털 시계다. 기록 경기장에나 어울릴 법한 이 시계를 보고 있자면 절로 마음이 다급해진다. 시(時), 분(分), 초(秒)에 더해 10분의1초까지 표시되는 시계여서 걷지 않고 달려야 할 것 같은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흔히 흐르는 세월을 활시위를 떠난 화살에 비유하는데 그야말로 쏜살같은 시간의 흐름을 세상 사람들에게 각인시켜 주는 시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계가 아니더라도 이미 푸른 잎을 자랑하던 가로수들이 시나브로 노란 옷, 붉은 옷으로 갈아입어 또다시 쏜살같이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일깨워 준다.
그렇지 않아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면서 극심한 경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들이다. 그런데 길을 걷는 순간에도 10분의1초 단위로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을 실감하라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 달리는 말에 더 빨리 달리라며 채찍질하는 것과 다름없다. 잠시의 여유조차 빼앗아 버리는 참으로 ‘나쁜 시계’ 아닌가.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흔히 흐르는 세월을 활시위를 떠난 화살에 비유하는데 그야말로 쏜살같은 시간의 흐름을 세상 사람들에게 각인시켜 주는 시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계가 아니더라도 이미 푸른 잎을 자랑하던 가로수들이 시나브로 노란 옷, 붉은 옷으로 갈아입어 또다시 쏜살같이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일깨워 준다.
그렇지 않아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면서 극심한 경쟁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들이다. 그런데 길을 걷는 순간에도 10분의1초 단위로 쏜살같이 흐르는 시간을 실감하라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 달리는 말에 더 빨리 달리라며 채찍질하는 것과 다름없다. 잠시의 여유조차 빼앗아 버리는 참으로 ‘나쁜 시계’ 아닌가.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2016-11-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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