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산행(山行)/손성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산행(山行)/손성진 수석논설위원

입력 2013-05-20 00:00
수정 2013-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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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초파일, 홀로 산행을 하는 중에 높은 곳에 서서 잠시 수도승처럼 마음을 씻는 시간을 가져본다. 저 아래 혼탁하고 시끄러운 속세. 욕정과 질투로 범벅이 된 세상은 쉼없이 우리를 짓누른다.

성철 스님은 세상 모든 고통의 근원은 욕심이고, 따라서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가르쳤다. 수필가 이양하의 말처럼 우리 인간이란 오욕칠정(五慾七情)에 사로잡혀 서로 미워하고 시기하고 싸우며 마음에 영일(寧日)을 가지지 못하는, 얼마나 비소(卑小)한 존재인가.

우리는 단 한 시도 다섯 가지 욕심(五慾)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때론 감당할 수 없는 식욕과 수면욕, 색욕을 채우는 데 골몰한다. 재물욕, 명예욕은 평생 우리의 어깨에 걸쳐져 있는 무거운 굴레다. 공무 중에 여성을 추행하는 공직자, 땅투기에 혈안이 된 국회의원. 그 추악함을 추악하다고 비난할 자격이 있는가. 내 안의 욕심 끄덩이를 끄집어낸다. 색이 짙어가는 신록과 향기로운 바람에 그 끄덩이를 정화해 보려 한다. 하산길 발걸음이 조금 가볍다.

손성진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2013-05-2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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