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손톱/허남주 특임논설위원

[길섶에서] 손톱/허남주 특임논설위원

입력 2011-08-11 00:00
수정 2011-08-1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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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이 잘 찢어진다. 손톱이란 딱딱해서 깨어지게 마련인데, 내 손톱은 늘 상처가 나고 쭉 찢어질 정도로 약하다. 그래서 손톱 밑 피부가 드러나고 때론 피가 날 정도로 아프다. 손톱처럼 마음도 잘 찢긴다. 작은 말에도 상처가 나고, 그 아프고 쓰라린 생채기는 오래도 간다. 손톱처럼 마음도 좀체 강해지지 않는다. 허세를 앞세워도 속으론 별 효과가 없다.

그런데 문득 손톱이, 내 약한 손톱이 오히려 옷의 올을 뜯기도 하고 결 고운 가죽가방에 흠집을 남기기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약한 손톱이 가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놀랍지만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러고 보니 내 상처받는 마음에 몰두하느라, 내 예민함이 남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 건강하지 못한 탓에 어릴 때부터 특별대우를 받았을지 모르고, 늘 아픈 나를 위해 동생은 하고 싶은 말을 참아줬을지도 모른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 약함이 피해를 줬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미안해진다. 약해서 찢어지는 손톱에서도 배운다.

허남주 특임논설위원 hhj@seoul.co.kr

2011-08-11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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