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도 경영 팽개치고 힘센 전관 방패막이, 쿠팡뿐이겠나

[사설] 정도 경영 팽개치고 힘센 전관 방패막이, 쿠팡뿐이겠나

입력 2025-12-10 01:56
수정 2025-12-10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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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고객정보 유출, 노동자 안전과 생명 방치 총체적 불법기업 쿠팡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그들은 김범석 쿠팡 의장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직접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고객정보 유출, 노동자 안전과 생명 방치 총체적 불법기업 쿠팡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그들은 김범석 쿠팡 의장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직접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고객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이 개인정보 보호는 소홀히 하면서 정부 부처와 검경, 국회 등 전관 출신 채용에는 열을 올린 행태가 두고두고 공분을 사고 있다. 결국 대통령실이 칼을 빼 들었다. 대규모 전관 채용이 “공정한 경쟁 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조사를 지시했다. 기업가 정신을 좀먹고 정도 경영을 흔드는 전관 채용을 뿌리 뽑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진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그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 시행을 지시하면서 “쿠팡은 피해 발생 시 책임질 방안에 대해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쿠팡이 최근 검찰, 법원, 공정위, 노동부 등 전관 출신을 집중적으로 채용해 왔다는 비판에 심각한 우려를 담아 차제에 다른 기업들의 사례까지 폭넓게 조사할 것도 당부했다.

쿠팡은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정·관계 등 고위급 출신 인사를 임원으로 끌어들여 공정거래·노동·환경·보안 등 리스크 방어와 대응에 적극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5년간 무려 60명 넘는 전관 출신을 채용했다. 정권이 바뀐 올해 채용된 전관은 30명에 육박한다. 정관계에 전방위 로비를 하려고 그중 상당수는 집권여당의 보좌관 출신들로 채웠다.

공개된 규모가 이러니 실제로는 더 많은 전관들이 쿠팡 대관에 앞장섰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개인정보유출 배상보험’에는 법정 최소 금액인 10억원 규모만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안 비용은 쥐꼬리만큼 쓰고 전관 채용에는 돈을 퍼부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전관을 통한 대응은 정도 경영을 내팽개치고 공정 경쟁과 형평성을 무너뜨리는 처사다. 국회는 오는 17일 쿠팡 청문회에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쿠팡의 전관 채용 문제가 철저하게 밝혀져야 한다. 전 국민을 패닉에 빠트린 엄중한 책임을 쿠팡에 물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025-12-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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