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류’ 판결 수용한 교육당국, 입시 혼란 최소화해야

[사설] ‘오류’ 판결 수용한 교육당국, 입시 혼란 최소화해야

입력 2021-12-15 22:06
수정 2021-12-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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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인사하는 교육과정평가원장
사퇴인사하는 교육과정평가원장 15일 법원의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문항 오류 판결 이후 강태중 한국교육평가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는 어제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이 문제 자체에 중대한 오류가 있어 정답이 없다고 판결했다. 생명과학Ⅱ 응시자 6515명은 20번 문항이 모두 정답 처리된 성적을 수능 성적 발표일보다 닷새 늦은 어제 오후 6시에 받아들었다. 이들 대부분은 의학계열이나 상위권 대학 지원자들이다. 이들의 입시 결과는 중하위권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 9일 법원의 정답 유보 결정으로 수시 최초·추가 합격자 확정이 늦어짐에 따라 전형 일정을 소폭 조정했으나 현장의 혼란은 여전히 크다.

법원 판결 이전에 보인 평가원 자세는 아쉬움 그 자체다. 보다 열린 태도를 보일 수는 없었는가. 해당 문항에 오류가 있어 정답을 찾을 수 없다는 주장은 수능 직후부터 불거졌다. 이에 대해 평가원은 “문항의 조건이 완벽하지 않아도 학업 성취 수준을 변별하기 위한 평가 문항으로서는 타당성이 유지된다”고 일관했다. 풀이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는 뜻으로 들린다. 재판부의 “정답을 5번으로 선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문제에 명시한 조건 일부 또는 생명과학 원리를 무시한 채 답을 고르라는 것”이라는 지적을 교육당국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나라 전체가 멈춘다’고 외신들도 주목하는 수능에서 불완전한 문제를 출제해 오류 논란을 빚고, 법정까지 가서야 오류를 인정한 상황은 교육당국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을 더욱 부추길 수밖에 없다.

평가원이 수험생이나 학부모에게 더이상 피해를 줄 수 없다며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수험생을 배려하는 최소한의 자세로 평가된다. 강태중 평가원장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평가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수능 출제 및 검토 과정을 전면 재검토하기 바란다. 출제 오류 논란이 자주 일어나는 과목들은 전문가 참여 확대, 사전 검증 강화 등이 꼭 필요하다. 또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해 수시 합격자 확정이 늦어지는 데 따른 정시 선발 혼란을 최소화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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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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