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특검·영농 공방으로 국민 분노지수 높이는 정치권

[사설] 특검·영농 공방으로 국민 분노지수 높이는 정치권

입력 2021-03-14 20:40
수정 2021-03-15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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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보다는 잿밥’ 식 정쟁
LH 분노 국민 바보로 아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예정지 투기 의혹에 대한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여야 정치권이 수사를 지켜보기는커녕 구태의연한 정쟁으로 성난 민심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지금은 그 어떤 유불리를 따질 계제가 아닌데도 서로 LH 투기 의혹을 4월 재보선에 유리하게 이용할 재료로 삼기 위해 혈안이 된 것처럼 보인다. 특별검사 공방과 문재인 대통령의 농사일을 둘러싼 다툼이 그렇다.

특검 공방은 염불보다 잿밥에 눈독을 들이는 전형적인 정쟁이라고 할 수 있다. 공수가 뒤바뀐 희한한 모양새도 여간해선 보기 힘든 장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제안으로 특검 카드를 꺼내들었는데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지 얼마나 됐다고 야당의 ‘전가의 보도’인 특검 칼날까지 들이미는지 묻고 싶다. 문 대통령은 국수본에 신뢰를 보내면서 LH 수사를 통해 수사 역량을 입증하라고 주문했는데 이 또한 부정한단 말인가. 게다가 특검은 야당의 주장처럼 법안 발의부터 특검 임명, 수사팀 구성 등에 적지 않은 시일이 필요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수사를 통한 투기세력 발본색원이 핵심인 이번 사건과는 맞지 않는다.

국민의힘의 ‘검찰 수사 먼저’ 주장도 비논리적이긴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먼저 검찰 수사를 시작한 후 특검 도입을 함께 논의하면 될 일”이라며 특검을 반대하는데 LH 투기 의혹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이 수사권을 유지하고 있는 6대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검찰도 고작 7명의 부동산 투기 사건 전담 부장검사를 지정해 대응하고 있을 뿐이다. 책임 있는 제1야당이라면 국가적 수사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건설적인 모습을 보여 줘야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뜬금없이 튀어나온 ‘대통령 농사일’, ‘사저 영농’ 의혹 제기와 입씨름 역시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야당은 보궐선거가 중요해도 ‘물 들어 왔을 때 노 젓자’는 식의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는 삼가는 게 맞다. 문 대통령과 여당의 억울한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현직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격한 어조로 ‘좀스럽다’ 등의 반응을 낸 것은 지나쳤다. 여야청 모두 자중하길 바란다.

고작 7명의 투기 의혹 LH 직원을 추가로 찾아내는 데 그친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에 국민 누구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LH 간부 2명은 그 명단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 아닌가. 국민을 바보로 여기지 않는다면 이런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정쟁만큼은 벌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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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1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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