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동산 정책 불신 자초하는 여당의 지역이기주의

[사설] 부동산 정책 불신 자초하는 여당의 지역이기주의

입력 2020-08-05 22:10
수정 2020-08-0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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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 반대 ‘님비’ 부추겨
일반·임대주택 간 ‘소셜믹스’ 필요

정부의 8·4 부동산 공급 대책이 나오자마자 여권에서 먼저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조율이 안 된 설익은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것으로 비쳐짐에 따라 이번 대책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까 하는 시장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의 우원식 의원과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노원구는 전체 주택의 80%가 아파트로 이뤄진 대표적인 베드타운”이라며 유감을 밝혔다. 마포구의 정청래 의원은 “상암동의 임대 비율이 47%인데 여기에 또 임대주택을 짓느냐”고 반발했고,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신규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하는 정부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상암동 유휴부지를 활용하겠다는 것은 마포를 주택 공급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무리한 부동산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천 과천시장은 “과천청사는 국가의 주요 사업을 위해 쓰여야 한다. 제외해 달라”고 했다. 서울시 역시 ‘35층 룰’을 고수하겠다며 반발했다.

8·4 대책은 문재인 정부의 23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현 정부 들어 3년 만에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52% 오르고, 30대를 중심으로 ‘공황구매’(패닉바잉)까지 등장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다급하게 마련된 공급 대책이다. 공급 대책에는 주택시장에서 상대적 열위에 있는 청년, 신혼부부 등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주택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물론 노원·마포·은평 등 강북에 공공임대주택이 과도하게 배치돼 있어 더 추가된다면 그 지역 유권자들이 반발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역 유권자에 기반을 둔 국회의원과 지자체 단체장이 그 여론을 의식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다 해도 여당 소속 정치인이라면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 여론을 설득해 민심을 안정시키고, 정책을 실행하면서 힘을 보태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여당 소속의 국회의원과 구청장들이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는 ‘님비’(Not In My Backyard)를 부추기니 볼썽사납다.

정부는 8·4 대책에서 태릉골프장 등 도심 내 군부지, 과천청사 등 공공기관 이전 또는 유휴부지, 상암DMC 등 공공기관 미매각 부지 등 신규 택지에 3만 3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구청장과 국회의원이 해야 할 일은 해당 지역의 교육·교통 등 사회기반시설 확충 등에서 중앙정부가 놓칠 수 있는 지역의 특수 상황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협의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일반분양과 임대주택단지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방안(소셜믹스), 임대주택단지에도 일반분양 못지않은 부대시설을 제공해 임대주택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없앨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민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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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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