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한미군 필요한가”라는 미국의 전방위 압박

[사설] “주한미군 필요한가”라는 미국의 전방위 압박

입력 2019-11-13 23:50
수정 2019-11-14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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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주한미군과 방위비 연계…압박 수위 과도, 위기 관리 필요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어제 방한에 앞서 기자들에게 “미국인들은 일본과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을 보며 왜 그들이 거기에 필요하고, 얼마가 들어가며, 왜 매우 돈 많은 부자 나라들이 스스로를 방어하지 못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보통의 전형적인 미국인들이 묻는 질문”이라면서 “우리는 미군이 어떻게 동북아의 힘을 안정화시키고 무력충돌을 방지하는지를 적절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도 했다. 밀리 의장은 돈과 주둔 미군을 동시에 언급함으로써 이 두 가지가 연계돼 있음을 강조했다. 이 두 가지는 일본과는 갈등이 없기 때문에 사실상 주한미군과 한미 방위비 협상을 겨냥한 발언이다.

미국의 책임 있는 최고위급 군 당국자가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이렇게 명시적으로 언급한 적도 전례가 없을뿐더러 이 두 가지를 연계한 것은 상당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밀리 의장은 지난해 12월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부 장관의 반대에도 의장에 지명됐을 만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다. 그런 그가 ‘주한미군’을 언급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인식을 재확인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요약하건대 ‘한국은 미국 국민들이 납득할 정도로 성의를 보여 달라’는 요구다.

요구 사항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밀리 의장은 지소미아도 언급했다. “지소미아는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위한 핵심”이라며 “지소미아를 연장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국을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분리하는 것이 명확히 북중의 이익에 부합하며, 한미일 세 나라 모두의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이익”이라고 그 지향점도 분명히 했다. 종합하자면 주한미군의 유지를 원한다면 방위비 협상과 지소미아 문제에 적극 협조하라는 것으로, 미 군부를 대표하는 합참의장의 입을 통한 공개 주문서다.

미국은 지난 2일 마크 내퍼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부차관보와 조지프 영 주일 대리대사를 시작으로 국무부 관계자 4명에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등 국방부 인사 3명이 나서 공개적으로 이를 거론했다. 실로 파상적인 압박이 아닐 수 없다. 일련의 공세는 14일 제44차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와 15일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를 통해 절정에 달할 것이다. 여기에는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등장한다. 미국이 이렇게까지 압박 수위를 높여서는 안 된다. ‘갑작스러운’ 공세에 적지 않은 한국 국민들이 ‘동맹’의 가치에 회의감을 가질 정도가 됐다. 정부도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위기 관리 차원에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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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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