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찰 직장협의회 허용은 시기상조 아닌가

[사설] 경찰 직장협의회 허용은 시기상조 아닌가

입력 2017-10-20 17:52
수정 2017-10-2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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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노동조합 전 단계인 직장협의회 설립을 추진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찰청 산하에 발족한 경찰개혁위원회가 그제 내놓은 권고안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직장협의회는 경찰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업무 능률을 향상하는 방안 등을 협의하게 된다. 공무원 노동계로서는 물리칠 이유가 없는, 실리와 명분을 갖춘 권고안인 셈이다.

일반 공무원들에게는 1999년 직장협의회 설립이 이미 허용됐고, 이후 2006년 공무원 노조가 생겼다. 경찰의 직장협의회도 경찰노조로 향한 숨 고르기 과정이다. 물론 직장협의회는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보장받지는 못한다. 그래도 명백한 이익단체다. 11만 5000여명의 전체 경찰 인력 가운데 거의 전부인 9만 2000여명이 가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온다. 어떤 형태로든 실력 행사 기구가 될 가능성은 크다.

경찰의 향상된 권익이 시민의 안전으로 돌아온다면 모두에게 좋은 일이다. 그런데도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이유가 있다. 경찰 조직은 일사불란한 지휘와 명령 체계가 근간이어야 하는 특수한 업무 직역이다. 경찰과 소방 공무원들에게만은 지금까지 직장협의회와 노조 설립이 불법이었던 것은 그래서다. 직장협의회와 지휘부 간의 협의 사안 범주도 명확하지 않아 지휘 체계 혼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적지 않다. 멀리는 이익집단의 정치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소방·경찰 공무원도 직장협의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올 초까지만 해도 주무 부처인 행정자치부는 “경찰청과 국민안전처가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이유로 개정안을 반대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라서 행자부가 개정 움직임 쪽으로 갑자기 선회한다는 비판을 모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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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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