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의원 ‘김영란법’ 예외 고수, 저항 두렵지 않나

[사설] 국회의원 ‘김영란법’ 예외 고수, 저항 두렵지 않나

입력 2016-07-31 22:42
수정 2016-08-01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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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성 의심받는 반부패법 안 돼야… 혼란 줄일 촘촘한 가이드라인 필요

‘김영란법’ 합헌 결정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법 적용 대상에서 국회의원을 사실상 뺀 데 대한 논란은 더 커졌다. 법 시행 전으로 접대를 당기려는 갖가지 꼴불견 행태들이 춤을 춘다. 주무 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는 서둘러 시행령을 법제 심사에 넘겼다. 하지만 농림축산식품부 등 일부 부처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식사와 선물, 경조사비 상한액인 이른바 ‘3·5·10룰’이 온전히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국민들은 부정청탁과 관련해 국회의원을 예외로 하는 조항을 김영란법에 둔 점에 대해 몹시 의아해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민원인들의 청탁이 잦은 대표적인 공직자이기 때문이다. 민간인인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원에까지 엄정한 잣대를 들이댄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국회의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의원들은 요지부동이다.

한 언론사가 김영란법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 소속 여야 의원 24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응답자 19명 중 10명이 예외 조항을 없애는 데 반대했다. 6명만이 법 개정에 찬성했다. 반면 시민단체와 변호사, 상급노조도 적용 대상에 넣어야 하느냐는 질문엔 10명이 찬성했다. 공공성이 높은 직군이라는 것이다. 공공성 측면에서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보다 더 강한 직업은 없다. 양심이고 논리고 다 팽개치면서 법 위에 군림하려는 몰염치가 놀랍다.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허수아비로 여기지 않는다면 이럴 수 없다고 본다.

김영란법이 합헌 결정을 받긴 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권익위는 헌재 결정 하루 만인 지난 29일 법제처에 김영란법 시행령에 대한 법제심사 요청서를 보냈다고 그제 밝혔다. 시행령은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그러나 농식품부 등이 식사·선물 금액 기준 조정을 위해 시행령을 정부입법정책협의회에 상정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럴 경우 3·5·10룰이 국무조정실의 조정으로 바뀔 수도 있다. 시행이 며칠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혼란이 극심해질까 우려된다.

권익위는 물론 검찰, 경찰은 김영란법 시행 전후 혼란이 빚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권익위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종별 매뉴얼을 제작해 다음달 발간할 예정이다. 다만 농식품부 등 타 부처의 요구대로 선물 등의 상한액이 조정될 경우에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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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청탁 금지 기준의 핵심인 ‘업무 관련성’에 애매한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 경찰의 자의적 판단을 줄이기 위해 촘촘하면서도 분명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엄밀한 수사 원칙도 세워야 한다. 수사 착수나 처벌이 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하면 표적 수사나 공정성 논란이 일 수 있다. 벌써 김영란법이 검찰의 힘만 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반부패법이 공정성을 의심받으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김영란법을 외면하는 정치권과 법을 집행할 행정·수사 당국이 항상 새겨야 할 대목이다.
2016-08-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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