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교급식에 발암물질 세척제 썼다니

[사설] 학교급식에 발암물질 세척제 썼다니

입력 2016-07-08 18:08
수정 2016-07-0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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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급식을 하는 서울시 초·중·고교의 상당수가 음식 재료와 조리 기구를 세척하는 데 성분을 알 수 없는 제품을 쓰고 있다는 어제 아침 서울신문 보도는 충격적이다. 더구나 비소나 카드뮴 같은 1급 발암물질이 포함된 제품도 먹거리를 씻는 데 썼다니 믿기가 어렵다. 더 깨끗한 환경을 만들겠다며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가 ‘살인 물질’이 됐다는 사실에 지금 우리 사회는 망연자실한 상태다. 원인을 밝히고 재발을 방지하겠다며 국회는 엊그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해 가동에 들어갔다. 국정조사가 아니더라도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유해성이 검증되지 않은 물질을 쓸 수 있었던 제도적 허점이 원인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아무런 교훈 없이 학교 현장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3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서울 지역 초·중·고교 1197곳의 급식 시설에서 사용한 세척제는 모두 1294종 8780개였다. 그런데 제품의 성분이라며 표기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보니 906개가 ‘영업비밀’이라고 표기돼 있었다고 한다. 성분이 표시된 세척제 가운데서도 국제암연구소(IARC)가 규정한 발암성 물질이 다수 들어 있었다니 놀랍다. ‘비소 및 화합물’이나 ‘카드뮴 및 화합물’이라고 적힌 제품을 각각 7곳의 학교에서 썼고, 황산이 포함된 제품을 쓴 학교도 117곳에 이르렀다. 코코넛 디에탄올아미드, 디에탄올아민, 납 같은 발암 의심 물질도 들어 있었다고 한다. 제대로 희석해 사용하지 않으면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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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서울시교육청은 세척제 성분 목록을 받아 놓고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 급식을 건강하게 관리해야 하는 책임이 있는 기관으로 안이함의 극치를 달린다는 비판을 피해 갈 수 없다. 우리 아이들에게 언제까지 안전성조차 검증되지 않은 급식을 먹여야 하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늦었다고 손 놓고 있어도 좋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당사자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하루라도 빨리 세척제를 포함해 학교급식 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모든 화학물질을 전수조사해야 한다. 조사 결과 독성이 포함돼 있거나 안전성이 불확실한 제품은 즉각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앞으로 학교급식에는 안전성이 확인된 제품만 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

2016-07-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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