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이 역사사실 인정해야 ‘동북아 화해’ 가능하다

[사설] 일본이 역사사실 인정해야 ‘동북아 화해’ 가능하다

오일만 기자
오일만 기자
입력 2015-03-02 00:24
수정 2015-03-02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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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취임 후 세 번째인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의 역사 직시와 솔직한 반성을 전제로, 올해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은 한·일 두 나라의 미래 동반자관계의 질적 변화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또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을 위해 군 위안부 할머니 문제와 역사 왜곡 교과서 수정 등의 필요성을 열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역사란 편한 대로 취사선택해 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게 아니며, 역사에 대한 인정은 진보를 향한 유일한 길”이라는 더든 교수의 말을 직접 인용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오는 5월로 예정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 의회 연설과 8월 15일 종전 70주년 기념 담화를 앞두고 일본이 침략의 과거사라는 역사적 진실을 적당하게 얼버무리려 해선 안 된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아베 총리 집권 이후 일본 정부가 엄연한 역사적 사실인 군 위안부 문제조차도 부인하는 것은 왜곡된 역사 인식에 따른 결과이고 이것이 한·일 관계는 물론 동북아 전체의 ‘보다 더 성숙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우리 국민들의 인식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의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이 최근 한·중·일의 역사 갈등이 3국 모두의 책임이라고 지적해 논란을 빚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위안부는 끔찍한 인권침해”라고 밝힌 뒤 일본의 진정한 반성을 요구해 온 미국 정부가 양비론으로 기조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본의 역사 왜곡 수위는 이미 도를 넘어섰다. 지난달 22일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행사에 3년째 연속 중앙 정부의 차관급 인사를 파견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우경화 행보를 숨기지 않았다. 현재로선 역사와 영토에 대한 일본의 도발은 중학교 검정 결과 발표와 안보법 개정 시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오는 3월 말~4월 초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 시 우경화된 교과서 출판이 쏟아지고 일본 정부는 5월 초엔 자위대의 적극적 국제 분쟁 개입을 인정하는 안보법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한·일 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온 아베 정부의 말은 국제사회를 호도하는 외교적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짙어진 것이다.

동북아 화해 협력을 가로막는 다른 걸림돌은 북한이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 박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적·문화적 민간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남북 간 소통의 통로 마련을 제의했다. 그럼에도 북한이 3·1절을 맞아 노동신문 1면 사설을 통해 남북 대화를 위한 우리 측의 노력을 “기만적 대화 타령”으로 일방적으로 무시한 것은 관계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교류를 첫 단추로 진정성 있는 다양한 교류 협력의 길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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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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