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위원장, 야당도 살리고 국회도 살려야 한다

[사설] 文위원장, 야당도 살리고 국회도 살려야 한다

입력 2014-09-23 00:00
수정 2014-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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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어제 첫 공식 회의를 열고 당 재건의 깃발을 들었다. 문 위원장은 비대위원으로 당연직인 박영선 원내대표 이외에 문재인·박지원·정세균·인재근 의원 등을 임명했다. 중량급으로 비대위의 라인업이 이뤄진 만큼 나름대로 포용력과 균형감각을 갖췄다는 평을 듣는 문 위원장과 뜻을 모아 당 혁신, 특히 수권을 내다보며 민생을 먼저 돌보는 대안 야당으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기를 당부한다.

그간 박영선 전 비대위원장의 탈당설까지 거론된 새정연의 내홍은 당원이 아닌 보통 시민의 시각으로도 목불인견이었다. 박 원내대표가 여당과의 세월호특별법 합의안을 두 차례나 당내에서 거부당하고, 이상돈 비대위원장 영입을 시도하다 강경파 의원들의 사퇴요구에 맞닥뜨린 과정을 되짚어 보라. 박 원내대표의 소통 역량 부족도 문제였지만, 이념과 계파 간 이해관계에 따른 당내 갈등은 누가 당권을 잡아도 고치기 어려운 고질처럼 보였지 않은가. 다행히 이번에 발탁된 새정연 비대위원들은 모두 각 계파의 수장들이거나 당내에서 지분이 있는 인사들이다. 그런 만큼 적어도 박 비대위원장 때처럼 당 지도부의 등 뒤에서 총질하는 볼썽사나운 일은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문 위원장의 역할이 계파와 이념으로 사분오열된 당 내부를 추스르는 수준에 머물러선 야당의 미래는 없다고 본다. 새정연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원인이 어디 당내 계파 간 무한 갈등 탓만일까. 세월호 정국에서 세월호특별법뿐만 아니라 민생을 함께 논의하라는 여론을 외면하고 유가족이나 재야 세력에 끌려다니다가 국민의 지지를 상실한 측면도 크다는 뜻이다. 철 지난 이념에 얽매인 운동권적 경직성이 당내에선 계파 간 당권 갈등으로, 당 밖으로 이분법적 대여 투쟁으로 나타난 셈이다. 문 위원장 스스로 “좌우 극단의 몇몇 인사가 당을 망친다”고 지적했다. 비대위가 부디 계파보다는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는 당내 혁신에 주력하기 바란다.

문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야당을 살려 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그가 정작 살리려고 애써야 할 대상은 근래 고용 없는 저성장으로 고통받는 서민과 중산층일 것이다. 당보다 민생을 살리는 데 주력하는 대안 정당의 참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오히려 지지율 한 자릿수로 추락한 새정연을 살리는 첩경이라는 얘기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세월호 참사 이후 표류 중인 국회를 새누리당 지도부와 협의해 조속히 정상 가동하는 것이 정도임을 지적한다. 한시바삐 몇 달째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무쟁점 법안 91개를 처리하고, 국정감사 일정도 잡아 대 정부 견제 기능을 행사하란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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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연장선상에서 의회주의자임을 자처해온 문 위원장의 ‘세월호 해법’을 주목하고자 한다. 여야는 두 차례 세월호특별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모두 파기됐다. 그때마다 새정연 강경파는 “유족과의 동의가 우선”이라고 변명했다. 하지만, 그러려면 정당의 존재 이유가 대체 뭔가. 여든 야든 세월호 유족들의 단장의 고통에도 공감해야지만, 이제 유족들과 슬픔을 나눠 짊어지느라 생업에 주름이 잡히는 줄도 몰랐던 보통 서민들의 생활도 돌봐야 할 때다. 세월호 진상조사위의 수사권·기소권 행사가 사법체계에 어긋난다면 새로운 특검 구성에 합의해 진상 규명의 실효를 높이는 게 출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2014-09-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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