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사고 문제 점진적·근원적 해결책 찾아야

[사설] 자사고 문제 점진적·근원적 해결책 찾아야

입력 2014-07-23 00:00
수정 2014-07-23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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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 사립고의 일반고 전환을 둘러싼 논쟁이 격렬하다. 조희연 새 서울시 교육감이 재정 지원을 내세우며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유도하자 자사고 교장들은 소송을 불사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진보 성향의 단체들은 조 교육감의 정책을 지지하고 나섰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이념 대결이 교육계에서 또 한번 재연되고 있다.

광복 이후 70년간의 교육정책은 학생을 도구로 삼은 실험실습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준화 문제는 대표적이다. 입시 지옥을 없애려 도입된 평준화는 수월성 교육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수차례 고쳐지면서 누더기가 돼버렸다. 과학과 외국어 심화 교육을 명분으로 도입된 특목고는 입시학교로 전락한 지 오래다. 영재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과거 일류학교의 후신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교육과정을 다양화해 선택권을 넓혀준다는 취지로 도입된 자사고 역시 운영 5년이 지난 지금 특목고의 아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학교일 뿐이다.

자사고가 또 하나의 실패한 교육실험이었다는 데 이론의 여지는 없다. 올해 서울 25개 자사고 중 정원을 채운 학교가 3곳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잘 보여준다. 목적 달성은 물 건너가 버렸고 추첨해서 뽑는 이상 수월성 교육과도 멀어져 있다. 그럼에도 자사고를 유지해야 한다는 건 조금 더 똑똑하고 돈 있는 학생들끼리 모아서 나은 교육을 하자는 데 지나지 않는다. 민주주의 이념에서 볼 때 이런 개인차에 따른 분리교육은 정당하지 않다. 분기당 100여만원의 학비가 큰돈은 아니랄 수 있지만 그만한 돈이 없어 들어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자사고 교장들의 반발은 당연하다. 교장의 처지에서는 학교의 존립을 부정하는 당국에 곧이곧대로 끌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학부모와 학생들이 느낄 혼돈은 더 큰 문제다. 일반고의 황폐화를 자사고만의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공교육이 무너진 근본적 원인이 자사고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반고의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우수한 학생들이 빠져나간 일반고의 교실은 경쟁의식이 매우 저하돼 있다. 자사고 정책이 일반고에 악영향을 미쳤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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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많은 자사고를 이대로 둘 수만은 없다. 몇 억원의 당근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도 가벼운 발상이다. 좀 더 근원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바란다. 학교와 학부모들을 설득해 자발적인 전환을 유도하면서 공정한 심사를 통해 운영 능력이 모자라는 자사고를 서서히 전환하는 길밖에 없을 듯하다. 그래서 모범적인 소수의 자사고만 존속하는 게 중용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그보다 일반고와 공교육을 살리는 일이 더 중요한 과제임은 물론이다.

2014-07-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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