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출구전략 대응 못하면 어떤 변명도 안 통한다

[사설] 출구전략 대응 못하면 어떤 변명도 안 통한다

입력 2013-09-23 00:00
수정 2013-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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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이달 출구전략(풀었던 돈을 회수하는 조치) 시행을 유보하자 전 세계 금융시장이 급등락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긴 추석연휴로 직격탄을 피해간 우리 금융시장은 오늘 첫 반응을 내놓게 된다. 일단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호재로 보는 시각이 더 많지만 여러 차례 지적했듯이 미 출구전략은 일희일비할 ‘재료’가 아니다.

연준은 돈줄 죄기의 전제조건으로 실업률 6.5% 이하와 물가상승률 2.5% 이상을 꼽았다. 출구전략을 유보했다는 것은 이런 전제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고 이는 미국 경제가 아직 회복세를 자신할 단계가 아니라는 의미다. 연준은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도 2.3~2.6%에서 2.0~2.3%로 낮췄다. 출구전략 유보 소식에 전 세계 증시가 급등하며 환호한 것보다는 이후 급락한 것이 더 합리적인 반응에 가까워 보인다. 거꾸로 출구전략을 단행한다면 이는 그만큼 경기 회복세의 방증인 만큼 이 또한 과민반응할 필요가 없다. 현재로서는 시기가 예상보다 늦춰졌을 뿐 연내 시행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돈이 너무 풀려 초래된 위기를 돈을 더 풀어 막는 초유의 처방전을 감행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으로서는 어떻게든 내년 1월 말 임기 만료 이전에 결자해지의 첫 단추를 꿰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다음 달 시한인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 미 의회가 국가 부채 한도를 올려주지 않으면 2년 전 세계 증시를 패닉에 몰아넣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 우리의 경제체력이 과거보다 튼실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신흥국에서의 급격한 자금 유출이 선진국에 커다란 부메랑(역파급효과)이 될 경우 우리도 그 영향권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정부는 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시나리오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말대로 이는 갑자기 튀어나온 위험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예견된 돌부리인 만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걸려 넘어지면 어떤 변명도 통용될 수 없다. 세수 감소로 인한 연말 재정절벽 우려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가계빚에 대한 경계도 늦춰서는 안 된다. 기업과 개인 등 경제주체들도 빚을 줄이는 등 예고된 위험에 대처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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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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