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檢 구태 확인시킨 한명숙 전 총리 잇단 무죄

[사설] 檢 구태 확인시킨 한명숙 전 총리 잇단 무죄

입력 2011-11-01 00:00
수정 2011-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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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한테서 9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해 법원이 어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비록 1심이긴 하지만 지난해 4월 뇌물죄에 이어 불법 정치자금수수 의혹도 무죄가 나옴으로써 검찰이 한 전 총리를 겨냥해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무죄도 무죄지만 이번 판결이 불러올 파장은 예사롭지 않다. 수사 실패보다도 수사의 순수성을 적잖이 의심받게 됐다는 대목이다. 검찰은 정치적 고려 없이 원칙에 입각한, 말 그대로 정도수사였다고 강변할지 모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검찰의 입장일 뿐이다. 곧이곧대로 믿어줄 국민이 많을 것 같진 않다. 우선 수사 착수 시점부터 개운치 않았다. 검찰은 한 전 총리에 대한 뇌물사건 선고 바로 전날 한신건영 자회사와 회계법인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한 전 총리에 대한 ‘별건수사’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다. 뇌물죄가 안 되면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잡아 넣겠다는 검찰의 오기로 해석될 수 있다. 더욱이 수사 타이밍이 한 전 총리가 유력한 야당 서울시장 후보로 부각된 시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검찰은 오비이락이라며 억울해할지 모르지만 표적수사나 정치검찰로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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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 번의 재판으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한 전 총리에게 면죄부가 주어졌다고 단정짓기도 아직 이르다. 그러나 검찰에 협조하지 않으면 더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주지 않은 돈을 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는 한 전 대표의 법정 진술로 미뤄볼 때 승부는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대신 몇몇 사례에서 보듯 산 권력에 약해 빠진 검찰, 죽은 권력에 무섭도록 집착하는 검찰의 구태를 다시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검찰의 책임지는 모습과 자성이 필요하다.

2011-11-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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