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5억원 마련해 줄테니 곽교육감 버티라니…

[사설] 35억원 마련해 줄테니 곽교육감 버티라니…

입력 2011-09-03 00:00
수정 2011-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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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유죄가 확정돼 선거비용 35억원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돈을 모아서 물어주겠다는 말이 진보진영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절대 사퇴하지 말라는 얘기다. 대법원 판결까지 가는 과정에서 정권이 바뀌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곽노현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그제 기자회견을 통해 “곽 교육감은 매우 윤리적인,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고 옹호했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도 “곽 교육감이 2억원을 전달한 것은 유감이지만 민주적인 법학자, 양심적인 교육자 모습의 그를 신뢰하고 존중한다.”고 측면 지원했다. 아무리 초록은 동색이라지만 도그마(독단)에 빠진 그들의 언행은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 자존심이 강할지는 몰라도 윤리적이라고 할 수 없으며, 법학자인 것은 맞지만 양심적인 교육자의 모습이라고 강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절대 변할 수 없는 것은 선의(善意)든, 후보단일화 대가든 곽 교육감이 경쟁관계였던 박명기 교수에게 2억원을 줬다는 사실이다. 이 돈이 어떤 돈인지는 곽 교육감과 검찰의 주장이 다른 만큼 법원의 판단에 맡기면 된다.

우리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돈의 성격 외에도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후 곽 교육감의 처신과 이른바 ‘곽노현 친위대’ 행태다. 이번 사건은 법 이전에 도덕성의 문제다. 곽 교육감이 정말 윤리적이고 양심적인 교육자라면 집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법 논리를 궁리할 게 아니라 광장으로 나와 초롱초롱한 학생들의 눈망울을 대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버텨도 될 만큼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지 스스로 묻고 답할 일이다. 진보진영은 이번 사건을 이념대결로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설령 곽 교육감에게 조금 도움이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소모적인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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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0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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