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유층 자녀까지 무상급식 해야 하나

[사설] 부유층 자녀까지 무상급식 해야 하나

입력 2010-03-10 00:00
수정 201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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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무상급식 문제가 6·2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쟁점화하고 있다. 민주당이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당론으로 정한 데 이어 그제 야 5당은 무상급식 확대 실시 정책공조에 합의했다. 이런 논쟁이 유권자의 환심을 사는 차원으로 전락해선 안 될 것이다. 기왕이면 예산 확보가 뒷받침돼 국민 중 어느 계층까지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인가를 놓고 생산적 토론을 벌이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여야 간은 물론 각당 내에서조차 상반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민주당의 전면 무상급식 당론에 같은 당 소속 김성순 의원은 이의를 제기했다. 반면 같은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은 무상급식에 적극적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갑론을박이 인기영합주의냐, 복지강화론이냐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려면 실현 가능성을 놓고 심도 있는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 부유층 자녀까지 무상급식을 할 만큼 예산이 충분한가, 또 그럼으로써 다른 복지나 교육예산이 줄어들어도 괜찮은지에 대한 논의가 전제돼야 한다.

우리는 그러한 전문적 검토도 없이 부유층 자녀를 포함해 전국의 모든 초·중학생들에게 공짜 점심을 주겠다는 약속은 포퓰리즘이란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부유층 자녀까지 급식비 전면 지원은 부의 재분배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김성순 의원의 지적은 경청할 만한 대목이다. 우리보다 재정여건이 나은 선진국 중에서도 전면 무상급식을 하는 나라는 핀란드 등 북유럽 몇몇 국가에 불과하지 않은가. 무작정 전면 급식을 실시해 성장 잠재력을 까먹는 것은 고사하고 기존의 불완전한 복지 인프라마저 마비시켜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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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급식 주장이 당장 유권자들의 눈길을 끌 수는 있다. 그러나 재원조달에 일차적 책임이 있는 지자체들이 이를 어떻게 감당하고 중앙정부가 어느 정도 지원하느냐를 우선 따져야 한다. 이에 대한 확신이 없는 한 단계적 확대가 바람직하다. 현재 차상위계층 이하 저소득자층 자녀에서 중산층 자녀로까지 점차적으로 혜택의 범위를 늘려나가야 한다. 황금알을 꺼내려고 닭의 배를 가르는 우화가 현실이 돼선 안 된다.

2010-03-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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