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현금을 은행에 맡겨놓고 투자를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기업에 대한 감세와 규제 완화를 쏟아냈지만 기업들이 돈을 풀기에는 미흡하고, 특히 내년 경제의 불확실성이 투자를 외면하는 주된 이유라고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민간기업들의 장기저축성예금(예치 1년 이상)이 104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5%(25조원)나 늘었다. 올들어서도 분기마다 2조~4조원씩 증가했다. 투자 분위기가 갈수록 여의치 않다는 증표일 것이다.
기업은 이익을 내는 게 최고의 목표이고 가치다. 더구나 기업들은 10년 전 외환위기 이후 어려울 때마다 유동성 확보에 애를 먹은 경험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엄청난 현금을 쌓아둔 기업에 투자를 기피한다고 비난만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경제는 정부와 기업의 협력 속에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왔다. 정부는 재정의 조기집행을 통해 위기 탈출의 버팀목을 만들었다. 기업들도 역경 속에서 수출과 연구개발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한국 경제는 내년 말이면 위기를 완전히 벗어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의 재정과 기업의 투자는 경제를 이끄는 두 바퀴다. 일자리 창출과 성장률 5% 달성은 내년 한국경제의 목표다. 기업이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것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제를 만들어야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기업이 투자를 주저한다면 큰 문제다. 정부는 그간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각종 규제개혁과 세금감면이 기업 눈에 여전히 흡족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기업이 투자를 꺼리는 요인을 좀 더 철저히 분석해서 투자하지 않을 수 없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2009-12-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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