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권의 불구속 발언 적절치 않다

[사설] 정치권의 불구속 발언 적절치 않다

입력 2009-05-04 00:00
수정 2009-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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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달러의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여부가 이번 주에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오늘 노 전 대통령 수사 보고서를 임채진 검찰총장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노 전 대통령이 600만달러가 건네진 사실을 재임 시절 알고 있었고, 노 전 대통령이 먼저 요구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을 것으로 전해진다. 구속 기소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듯하다. 임 검찰총장이 구속·불구속 기소 여부를 놓고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우리는 주목한다.

노 전 대통령 구속 여부를 놓고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국익 차원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수사는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가 있다면 불구속 수사를 하면 된다.”고 검찰에 불구속 수사를 주문했다. 나아가 검찰이 국민 여론을 감안한 현명한 판단을 내려 주기 바란다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들어 검찰을 압박했다. 자유선진당은 정치보복이라는 우려가 나오지 않도록 불구속 수사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전직 대통령이 불미스러운 일로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이 마침표가 되기를 염원한다.”면서 법적 처벌 쪽에 무게를 뒀다.

우리는 노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는 데 일체의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오로지 혐의내용과 법리만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검찰에 촉구한 바 있다. 검찰의 판단이 나오기 전에 정치권이 주문을 쏟아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 4월 방패국회가 끝나고 이달부터 박연차 리스트에 오른 여야 의원들에 대한 본격 수사가 예상되고 있어 정치권도 수사 대상이 아닌가. 정치권은 검찰 수사 방향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나 주문으로 오해를 살 만한 발언들을 자제해 주기 바란다.

2009-05-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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