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취도 공개, 학력 격차 줄이는 계기 돼야

[사설] 성취도 공개, 학력 격차 줄이는 계기 돼야

입력 2009-02-17 00:00
수정 2009-02-17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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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초등 6학년과 중학 3학년, 고교 1학년생을 상대로 지난해 10월 일제히 치른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어제 공개됐다. 초·중·고 특정 학년의 학생 전원이 시험을 보았고, 특히 초·중등생 성적을 지역교육청 180곳 단위로 세분해 공개하는 건 처음이어서 그동안 세간의 관심이 지대했다. 그 결과는 역시 충격적이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기초학력에 미달인 학생 비율이 전반적으로 늘어난 데다 지역별 학력 격차가 예상보다 더 크게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우려해 마지 않던 ‘공교육 붕괴’를 객관적으로 보여 주었다고 판단한다. 초등학교 6학년 때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과목별로 많아야 5.6∼8.5%에 그쳤는데 중학교 3학년이 되어서는 25.5∼29.7%로 늘어났다. 학업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을 학교가 방치한 결과가 이처럼 숫자로 드러난 것이다. 지역별 편차가 극심하다는 사실 또한 확인됐다. 서울 강남 학생들은 초등학생·중학생 가릴 것 없이 모든 과목에서 최상위권에 들었는데 몇몇 군(郡)의 초·중학생들은 과목마다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일제고사를 치를 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일부 교육관련 단체는 서열화를 조장한다며 시험에 반대했다. 그들 주장대로 시험을 치르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지역별 학력차가 심하고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방치된 현실을 모르고 넘어 갔을 터이다. 현실을 모르고는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올 수 없는 법이다. 이제 교육현장에 대한 진단은 끝났으니 남은 일은 학력이 떨어지는 지역의 학교에 교육투자를 강화해 학력 격차를 해소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 평등’을 이룩하는 길이다. 교육 당국의 획기적인 후속책이 하루빨리 나와 집행되기를 기대한다.



2009-02-1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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