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참사를 수사해 온 검찰이 어제 농성에 참가한 철거민 20명과 용역업체 직원 7명 등 모두 27명을 사법처리하는 내용의 최종 수사결과를 내놓았다. 경찰의 과잉진압 의혹의 경우 적법한 작전수행으로 판단, 형사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최종 결재권자였던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의 법적 책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결정을 내렸다. 진압작전 하루 전 경찰을 대신해 망루설치 작업을 방해하는 물포를 쏜 사안에 대해서는 용역업체 관계자들만 기소하는 선에서 서둘러 마무리지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당혹스럽고 실망스럽다. 지난 20일 동안 검사 19명과 수사관 24명을 동원한 매머드급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대체 뭘 했는지 알 수가 없다. 검찰은 이날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 철저하게 수사했다.”고 발표했지만 경찰이 애초 내놓았던 주장과 결론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경찰에 면죄부를 준 대신 용역업체와 합동으로 진압작전을 폈다는 의혹이나 무전교신 내용에 대해서는 해명도,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어제 라디오 연설에서 “과거 문제가 생겼을 때마다 책임자부터 물러나게 한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상황이 개선되기는커녕 똑같은 문제가 계속 발생했다.”면서 자진사퇴 압력을 받는 김 경찰청장 내정자의 거취에 대해 신중론을 폈다.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재강조했다.
허물은 있지만 공권력의 최후 보루인 경찰권을 지키려는 이 대통령과 검찰의 고민이 읽힌다. 하지만 공권력에 의한 시위진압 과정의 사망은 정당한 공무집행으로, 생존을 위한 철거민들의 저항은 범죄행위로 내몬 데 대해 국민들이 얼마나 납득할지 의문이다. 야당과 유가족, 시민단체 등의 국정조사 및 특검 도입 주장과 더불어 촛불집회 확산 움직임이 걱정스러운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2009-02-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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