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하마스 섬멸’을 내걸고 전쟁을 일으킨 지 보름이 지났건만 이스라엘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을 무시한 채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즉각 휴전과 완전 철군’ 촉구 결의안을 지난 9일 거부한 이스라엘은 다음날 가자지구를 40여 차례 공습했으며 주민들에게는 공세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통고하는 전단을 뿌렸다. 이 전단에서 이스라엘 당국은 “가자지구 주민이 아닌 하마스와 테러범을 상대로 싸운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지구촌 가족이 얼마나 되겠는가.
이스라엘이 공격을 개시한 뒤로 팔레스타인 사람이 900명 가까이 숨졌고 부상자 수는 30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 숫자가 3분의1쯤 된다니, 이스라엘이 하마스건 민간인이건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살상을 해왔음을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주민 110여명을 한 건물에 몰아넣은 다음 잇따라 포격을 가했다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보고서를 보면 이번 전쟁에서 드러난 이스라엘군의 행태는 ‘만행’이라고 지탄받아도 변명할 말이 없을 것이다.
지금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곳곳에서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일에만도 영국 런던에서 2만여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고, 같은 날 프랑스에서는 전국 120여 곳에서 12만명이 참여해 이스라엘의 만행을 규탄했다. 이스라엘은 우월한 군사력으로 가자지구를 일방적으로 유린하는 데 당장은 만족할지 모르지만 지구촌에 번지는 반(反)유대인 정서는 결국 이스라엘이 설 땅을 좁히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이제라도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받아들여 하루빨리 전쟁을 끝내기를 촉구한다.
2009-01-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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