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근영 선행에도 악플 테러인가

[사설] 문근영 선행에도 악플 테러인가

입력 2008-11-19 00:00
수정 2008-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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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때문에 세상을 등진 최진실씨를 벌써 잊었나.‘악플 없는 세상을 만들자’던 다짐은 다 어디로 갔나.6년 동안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8억 5000만원을 기부한 ‘이름없는 기부천사’가 배우 문근영씨로 드러난 뒤 그녀에게 가해지는 사이버 인신공격에 문씨가 울고 있다고 한다. 얼굴없는 네티즌들은 문씨를 향해 “익명으로 기부한 척했다.”“착한 척은 혼자 다한다.”“쌈짓돈으로 벌이는 언론 플레이”라는 악성 댓글을 달았다. 어떤 보수인사는 자신의 홈페이지에 나흘에 걸쳐 문씨의 가족사를 들먹이며 색깔론과 음모론을 집요하게 제기했다.

문씨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를 경험했다고 한다.2003년부터 모금회에 거액을 맡기면서 익명 유지를 부탁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대중스타의 자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삐딱한 시선을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다. 어떤 연유로 익명 원칙이 깨졌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선행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이 땅의 척박한 기부문화이다. 선의를 악담으로 뒤집어씌우는 성숙하지 못한 인터넷문화이다. 이념적 잣대를 들이대며 난도질하는 좌우익 갈등이다.

‘악플의 유혹’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일부 네티즌들에게 대다수 네티즌들이 사이버 세상의 이성 찾기를 촉구하는 ‘선플’을 달고 있는 점이 위안이다. 하지만 악플은 테러다. 최진실씨의 죽음이 남긴 명제다. 문씨에 대한 악플 테러는 사이버 명예훼손과 모욕 등을 일삼는 자들을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사이버인격침해죄의 조속한 입법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케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008-11-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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