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시합격 시각장애인의 인간승리

[사설] 사시합격 시각장애인의 인간승리

입력 2008-10-23 00:00
수정 2008-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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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전의 글씨 한자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최영씨가 사법시험 61년사에서 시각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2차 시험에 합격해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가 인내로 일군 5전6기의 인간승리 드라마는 온통 어두운 소식만 이어지는 우리 사회에 모처럼 밝은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준다. 28세 청년이 엮어낸 시련과 도전, 그리고 극복의 스토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꿈을 버리지 말라고 일깨워 준다.

‘망막색소변성증’에 걸려 눈앞의 사물만 겨우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떨어진 그가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시련에 굴복하지 않은 강한 의지였다. 아울러 일용직 노동을 하면서도 신림동 고시촌으로 꼬박꼬박 생활비를 보내준 부모님의 사랑, 곁에서 공부를 도와주고 격려해 준 친구들의 우정도 큰 몫을 했다. 고난에 쉽게 포기하고, 혹은 세상에 분노를 표출하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우리가 희망을 가져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러나 최씨가 국내 최초 시각장애 법조인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다. 우선 11월 3차 관문을 통과해 사법연수원에 들어간다 해도 공부할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다. 판사나 검사, 변호사가 되어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재판 기록물이 점자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소장이나 판결문도 시각장애인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최씨는 “꿈을 이루려는 장애인들을 위해 사회적·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제2, 제3의 최영이 나올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은 사회의 몫이다.

2008-10-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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