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체조연맹의 비겁한 처신

[사설] 국제체조연맹의 비겁한 처신

입력 2004-08-30 00:00
수정 2004-08-30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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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체조연맹(FIG)이 아테네올림픽 남자체조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폴 햄 선수에게 서한을 보내 양태영 선수한테 금메달을 양보하라고 요구한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처사다.이번 오심은 심판들이 점수적용을 잘못해 일어난 것으로 다른 오심과는 명백히 구분된다.주무기관인 FIG가 나서서 잘못 적용한 점수를 바로잡으면 쉽게 해결될 사안이다.

FIG는 오심 심판 3명에게 이미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고 이번 서한에서도 양태영이 챔피언이라는 점을 인정했다.폴 햄도 FIG가 결정하면 금메달을 반납하겠다고 했다.그런데도 공식 의사결정 대신 의장 서한의 형태로 폴 햄에게 양보를 촉구한 것은 책임모면의 술수다.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의 결정에 관계없이 지금이라도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아 양태영 선수에게 금메달을 안겨 주어야 한다.

한국선수단은 이번 대회를 통해 체조 오심 조기대응에 미흡했을 뿐 아니라 태권도·레슬링 등 전통적 효자종목의 약세,세계 스포츠계의 전반적인 지각변동에 무지한 점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체조 오심에도 항의규정을 제대로 몰라 결과적으로 사태를 더 꼬이게 만들었고,이후 대응도 적극성이 결여됐고 미온적인 감이 없지 않다.

이번 대회는 양강구도 붕괴 등 세계 스포츠계의 판도변화를 보여주었다.특히 중국은 러시아를 제치고 미국을 위협하는 스포츠 초강대국으로 성장했다.우리도 김운용 전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체제 이후 침체한 스포츠 외교의 활로를 빨리 찾아야 한다.국제 스포츠계의 흐름을 놓치지 말고,유망종목 선정과 선수발굴에 나서야 한다.잘못된 심판에 즉각 대응하는 능력도 스포츠 외교의 하나다.

2004-08-3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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