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동영 의장 사퇴가 보여준 것

[사설] 정동영 의장 사퇴가 보여준 것

입력 2004-04-14 00:00
수정 2004-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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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이 12일 선거대책위원장직과 비례대표 후보에서 사퇴했다.정 의장은 “탄핵세력이 다시 커져 15일 후 탄핵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음모가 느껴지고 있고 그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무엇이든 던지겠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정 의장의 전격사퇴와 단식농성은 한마디로 혼란스럽다.정 의장은 탄핵세력의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사퇴했다고 밝혔지만 진정한 배경은 ‘노인 폄하’ 말실수와 열린우리당의 지지세 하락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일반의 평가다.

젊은 리더로서 승승장구하던 정 의장의 낙마가 안타깝다는 시각도 있으나,유권자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적 승부수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엄연히 존재한다.자신의 실수에 대해 책임지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당당한 모습이다.또 국민과 당원들을 두려워하고 실수에 대해 사과하고 물러나는 행태가 새로운 리더십으로 자리잡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추세다.

하지만 총선이 사흘 남은 시점에서 원내 제1당을 노리는 여당의 대표가 선거 지휘봉을 놓고 단식농성을 하는 것이 과연 공당의 대표가 취할 태도인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책임지는 것도 시기와 방법에 따라서는 받아들이는 관점이 다르다.정 의장의 뜻이 아무리 순수했다고 하더라도 선거막바지 상황에서는 충격정치라든가 이벤트정치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더욱이 정 의장의 사퇴가 말실수에서 비롯된 것이 분명한데도 굳이 탄핵세력을 저지하기 위해 사퇴했다는 주장은 옹색해 보인다.

정 의장이 탄핵세력을 저지하겠다면 말실수 이후에도 해왔던 것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해 선거운동에 임하고 심판받아야 하는 것이 도리다.지지율이 떨어진다고 갑자기 물러나 단식을 하면서 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쇼정치와 다름없다.정 의장의 말실수와 열린우리당에 대한 평가와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2004-04-14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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