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치닫다’의 활용/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치닫다’의 활용/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1-02-24 20:40
수정 2021-02-25 02:2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고종과 흥선대원군의 파국으로 치닫은 ‘부자 전쟁’.”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극한의 감정으로 치닫은 캐릭터의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입주민과의 소통을 뒤로하고 일방통행으로 치닫을 경우 나타날 폐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위 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치닫은’이나 ‘치닫을’은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표현이다. ‘여닫다’가 ‘여닫은’과 ‘여닫을’로, ‘치받다’가 ‘치받은’과 ‘치받을’로 활용되는 것처럼 ‘치닫다’도 ‘치닫은’이나 ‘치닫을’로 쓰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데 이는 잘못된 쓰임이다.

‘치닫다’는 ‘힘차고 빠르게 나아가다’, ‘아래에서 위로 달려 올라가다’, ‘생각, 감정 따위가 치밀어 오르다’란 뜻의 동사다. ‘극단으로 치닫다’, ‘머리끝까지 치닫는 분노를 참았다’ 등처럼 쓰이거나 ‘정국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아 걷잡을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처럼 쓰인다. ‘여닫다’나 ‘치받다’와 다르게 ㄷ불규칙 활용을 하는 것이다.

ㄷ불규칙 활용이란 어간 끝음절의 받침 ‘ㄷ’이 모음으로 된 어미 앞에서 ‘ㄹ’로 변하는 것을 뜻한다. ‘걷다’가 ‘걸어’, ‘걸으니’로, ‘듣다’가 ‘들어’, ‘들으니’로, ‘붇다’가 ‘불어’, ‘불으니’로, ‘겯다’가 ‘결어’, ‘결으니’로 변하는 것 따위를 말한다.



따라서 위 글에 들어 있는 ‘치닫은’과 ‘치닫을’은 ‘치달은’과 ‘치달을’로 바꿔 쓰는 게 옳다.
2021-02-25 2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