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여는 아침] 말하지 않는 죄

[고전으로 여는 아침] 말하지 않는 죄

입력 2016-04-24 18:24
수정 2016-04-2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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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말아야 할 때에 말하는 것은 그 죄가 작지만,
말해야 할 때에 말하지 않는 것은 그 죄가 크다.

미가이언이언자 기죄소(未可以言而言者 其罪小)
가이언이불언자 기죄대(可以言而不言者 其罪大)

정조, ‘홍재전서’(弘齋全書) 중 ‘추서춘기’(鄒書春記)에서

‘설화’(舌禍)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입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입니다. 어떻게 말을 하느냐에 따라 화가 될 수도 있고 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 들어 말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인터넷 같은 여론 전달 수단들이 발전하다 보니 연예인, 정치가, 지도층 인사들의 부적절한 말 한마디가 곧 비생산적인 소모전으로 이어질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선현들은 말을 조심하라고 가르쳤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아예 말 자체를 아끼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그러나 나라의 경영에 참여하는 사람도 그래야 할까요?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으면 통치자의 귀와 눈은 가려집니다. 나라가 혼란해지고, 오래되면 망하게 됩니다.말을 하면 한 사람이 다치지만, 말하지 않으면 나라가 망할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그런 이치를 잘 알고 있던 정조였습니다. 그래서 귀에 거슬리는 말이라도 차라리 해 주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할 말은 하는 것, 그것이 용기입니다.

■정조(正祖·1752∼1800)

조선 제22대 왕. 이름은 이성(李祘), 자는 형운(亨運), 호는 홍재(弘齋), 본관은 전주. 재위 기간은 1776년부터 1800년까지이며, 규장각을 설치해 문예부흥을 이끄는 등 큰 치적을 쌓았다. 능호는 건릉(健陵)이다.

권경열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

●한국고전번역원 홈페이지(www.itkc.or.kr) ‘고전산책’ 코너에서는 다른 고전 명구나 산문, 한시 등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2016-04-2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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