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형칼럼] 1929 유권자들에게

[이경형칼럼] 1929 유권자들에게

입력 2006-05-25 00:00
수정 2006-05-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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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에는 선거권 연령 인하로 1987년 6월1일 이전에 출생한 19세의 학생 등 61만명이 처음으로 투표를 하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민주 시민으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을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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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형 본사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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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리서치가 새로 편입된 젊은 유권자들의 사회·정치의식을 조사한 결과, 최대 관심사는 취업과 진학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실용주의적인 현실 인식으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현안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며,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보다 분명하게 표현하지만 정치에 대한 관심과 투표 의향은 낮다고 했습니다.

기성세대들은 여러분을 철부지로 여기거나, 개인주의에 매몰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것이 기우에 그친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분명한 정치적 의사를 표로써 밝혀야 합니다. 그것이 여러분이 고민하는 취업과 진학 문제를 우리 사회의 긴급한 의제로 만들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한국사회의 20대 여러분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관해 깊은 고뇌를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대개 대학생·대학원생이거나 취업을 준비하거나 혹은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한 새내기일 것입니다. 최근 몇년 새 대학생들의 재학 기간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취업난이 심해지자 어학 연수, 인턴십 등으로 각종 취업에 대비한 준비를 하느라 4년제 대학을 6년만에 졸업하는 것입니다.

요즘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취업준비생’이라고 한다지요. 취업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프리터(freeter·free+arbeiter)족’이 늘어나고 특별한 목표 없이 학원 수강으로 방황하는 젊은이들도 꽤 많습니다. 설령 직장을 가졌다 해도 이젠 평생 직장 개념은 사라졌지요.100대 대기업의 평균 직원 근속 연수도 11년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엇이 여러분들을 고민에 빠뜨리고 방황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각자의 미래를 펼쳐갈 일자리 선택, 직장 구하기가 그 주된 이유일 것입니다. 청년세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인 것입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이번 지방선거만 해도 여야간에 ‘노 정권 중간 심판’‘지방권력 심판’이라고 서로 핏대를 올리지만 왠지 그들만의 정치판 같은 느낌입니다. 공천 과정에서 터져나온 각종 잡음도 그렇고, 후보들이라고 나왔지만 세금 안 내고 전과 있는 사람은 왜 그렇게 많은지…. 투표할 마음이 내키지 않겠지요.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은 첫해인 1995년에 68.4%,1998년 52.7%,2002년 48.8%로 점차 떨어졌고, 이번에도 5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표율은 대통령선거가 가장 높고, 다음이 국회의원 선거, 제일 낮은 것이 지방선거지요.

이처럼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낮은 것은 한국 정치가 늘 중앙집권 정치, 대권 정치, 민주화·개혁 등 거대담론 정치가 정치의 전부인 것처럼 왜곡된 탓이 큽니다. 따져 보면 지방자치와 같은 생활 주변의 작은 정치들이 주민들의 이해에 더 직결되어 있습니다. 지역 개발, 환경, 상·하수도, 교통, 주택 문제들은 물론 지역의 일자리 창출 등도 지방자치 기능의 큰 몫입니다.

청년 여러분들의 힘은 한국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특히 19∼29세의 젊은 유권자들은 표로써 이념 과잉의 추상 정치를 민생 정치, 생활 현장 정치로 바꾸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공동체는 여러분들이 희망입니다. 무관심, 냉소주의로는 한국 정치의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khlee@seoul.co.kr
2006-05-2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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