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로 시민의 단상] ‘일본인은 샤워를 하지 않는다’

[윤용로 시민의 단상] ‘일본인은 샤워를 하지 않는다’

입력 2015-12-06 21:44
수정 2015-12-0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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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로 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외환은행장
윤용로 법무법인 세종 고문·전 외환은행장
시간적 여유가 많아진 올해는 집사람과 함께 여행할 기회가 자주 있었다. 우리나라의 안 가 본 곳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가끔 다녔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면 확실히 배우는 것이 많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를 보면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리보다 어려운 국가에 가면 이런 것은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세 사람이 걸어가면 그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게 된다는 공자 말씀은 여행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몇 달 전 일본을 다녀왔는데 여행 중에 동네의 조그만 온천에 들르게 됐다. 사람도 별로 없는 온천이었지만 일정 시간 후에는 물이 저절로 멈춰지는 장치가 개인별로 잘 갖춰져 있었다. 목욕 후 몸을 닦을 수 있는 수건은 주인이 건네준 작고 얇은 타월 한 장뿐이었다. 자연스럽게 물도 아끼고 수건도 아주 아껴서 써야 했는데 일본 사람들의 자원 절약 정신을 다시 한번 가까이서 본 계기였다. 사용 후에 말려서 다시 쓰려고 수건이 얇다는 설명을 들으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우리나라는 42년 만의 기록적인 가뭄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충청 지방은 아주 심각한 상황이었고, 소양강댐의 수위는 지난 6월 역사적 최저치에 근접한 152.3m를 기록했다고 한다. 다행히 가을의 잦은 비로 고비를 넘기고 상황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슈퍼 엘니뇨 현상’ 등으로 앞으로의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국가적으로는 이렇게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데 우리들의 대응이나 인식은 크게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동안 물 절약 샤워기 등이 많이 보급되기는 했으나 요즘은 조금 고급이라는 헬스클럽이나 골프장에 가면 물을 펑펑 쓰게 돼 있는 것을 쉽게 보게 된다. 물을 맘대로 쓰고 수건도 제한 없이 쓰게 해야 고급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된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생기기도 한다.

서울시립대 강명구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서울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위험한 도시로 꼽혔는데 그 이유는 바로 물 부족이라고 한다. 이렇듯 우리 앞에 다가 오는 현실을 우리는 의도적인지 여부를 떠나 외면하고 있는 형국이다.

물을 포함한 자원의 부족 현상을 수요와 공급으로 구분해 보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일 것이다. 결국 해결책은 공급을 늘리거나 수요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부존자원이 원천적으로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공급을 늘리는 방안은 비용도 엄청 들어가고 시간도 많이 소요된다. 수요를 줄이는 방안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어떤 분은 우리 국민의 자원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 올해 서울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제한급수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공감이 가는 부분이 있다. 적의 침공에 대비해 민방위훈련을 하는 것처럼 자원을 아끼는 인식을 제고하고 대응 자세를 훈련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했다는 것이다.

얼마 전 만난 로스앤젤레스에서 온 지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지역의 가뭄 때문에 올 초부터는 잔디에 물을 주는 것도 주 2회로 제한되고 있다고 한다. 또 자신이 다니는 골프장이 개조 공사를 했는데 러프를 모두 모래로 바꾸었고, 그에 따라 향후 물을 절약하는 대가로 시정부에서 지원금이 나왔다고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악의 가뭄이라는 뉴스에도 불구하고 물을 콸콸 틀어 놓은 채로 양치를 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자원 절약을 위해 휴지를 한 장씩 사용해 달라고 쓰여 있는데도 가볍게 손을 닦고서는 3~4장의 휴지를 쓰는 이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은 개인의 부주의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원절약의 중요성에 대한 우리 모두의 인식 부족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에너지의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이런 부분부터 하나씩 바꿔서 절약 정신을 생활화해 나가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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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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