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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국가경영, 보좌그룹도 눈길 줘야/정윤기 행정안전부 정보기반정책관

[옴부즈맨 칼럼] 국가경영, 보좌그룹도 눈길 줘야/정윤기 행정안전부 정보기반정책관

입력 2012-10-10 00:00
업데이트 2012-10-1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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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히트를 치자 지인이 말하기를 이제 세계가 한국은 잘 몰라도 강남은 알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을 미국에서 체류한 필자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인은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한국을 알고 있으며, 지식인 그룹으로 갈수록 한국을 더 많이 알고 있었다. 미국의 고위공무원교육원에 파견교수로 가게 된 것도 한국을 알고 싶어하는 그들의 초청이 먼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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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기 행안부 정보기반정책관
정윤기 행안부 정보기반정책관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커져 있다.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에 근접해 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국 중 유일하게 근대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한류를 통해 그 이름도 낯설지 않다. 지난 10여년간 추진해 온 전자정부 사업 덕분에 유엔에서 2회 연속 전자정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행정시스템은 선진국 수준이다. 전체적으로는 선진국 수준이라고 믿어도 될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으니 나라를 선진국처럼 운영하는 일만 남은 게 아닌가 싶다.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주요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기사가 연일 눈길을 끌고 있다. 대통령 선출은 나라와 국민 전체의 운명을 결정지을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20여년의 공무원 경험으로 보건대, 국무총리나 장·차관 등 대통령이 임명할 핵심 공직자와 정부기관의 고위 공무원들도 대통령 못지않게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한국은 그 규모, 사회의 다양성, 국제사회에서의 역할 비중 등 어느 모로 보나 주요 공직자들의 보좌 없이 대통령 혼자서 이끌어 가기엔 너무 벅찰 만큼 커져 버린 것이다.

그래서 유럽 국가에서는 ‘그림자 내각’(shadow cabinet), 즉 장관을 미리 내정해 명단을 발표하는 것이 관행이다. 미국에서는 부통령 후보를 미리 지명해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과 함께 선출한다. 대통령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운명을 함께 지고 갈 일꾼들의 면면까지 본 뒤 투표하도록 하려는 취지다. 당연히 대통령 후보 한 명만 바라보는 것보다 바람직하다. 그래서인지 최근 어느 대선 후보자의 유력 측근이 그림자 내각을 구상하는 듯한 언급을 한 바도 있다.

이런 시점에서 서울신문이 주요 대선 후보자의 측근 시리즈를 연재한 것은 향후 몇 년간 나라를 이끌고 나갈 예비 공직자의 면면과 그들의 철학을 미리 가늠하게 하는 시의적절한 기사였다. 대선 후보자의 측근 외에 대선 후보자가 사람 쓰는 방법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당선된 이후의 정부 전체의 운영 방향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게 했다. 그뿐 아니라 서울신문이 연재하고 있는 정부기관의 간부공무원 시리즈 ‘공직열전’까지 곁들여 읽어 보면 앞으로의 정부 운영에 대한 예측은 그 흥미를 더해간다.

그러나 아쉬움도 많다. 광고와 그래픽을 제외한 반 쪽 정도의 기사에 많은 측근을 언급하다 보니 피상적인 소개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공직열전’에 실린 간부공무원들의 소개도 한 줄 정도다. 정치나 공직에 연관을 맺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름만 듣고도 그 사람의 인품과 능력, 과거 업적을 알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독자들은 그러하지 못하다.

정부나 민간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았던 사람은 그나마 짐작이라도 할 수 있지만, 대선 후보자와 인간관계가 가깝다는 정도로 소개된 측근은 짐작하기도 어렵다. 지면을 더 배정해서 개인별로 심층적인 소개가 있었으면 유권자의 판단에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요즘 기업 인사에도 출신대와 같은 배경보다 담당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에 초점을 두는 추세다. 역량평가센터를 설치해 임원 승진 전에 온종일에 걸쳐 철저하게 적격성을 평가하는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공무원들도 국장으로 승진할 때에는 기진맥진할 정도로 하루 종일 역량평가를 받는다. 고위 관리자의 선발에 기업과 정부가 이토록 심혈을 기울이는데, 나라를 경영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2012-10-1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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